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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퉁불퉁 뚝배기 Feb 15. 2021

옥수동에서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보다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이 성공하길 빌며...

2021년 2월 1일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를 했다. 2020년 11월 총선에서 아웅 산 수치의 당이 압승을 하고 개헌을 요구하자 군부가 쿠데타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참고로 기존 헌법은 군부가 국회 상하원 의석수 25%를 자동으로 가질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고 이들의 동의 없이는 개헌이 불가능하다.


한국에서도 미얀마인들이 민주화 운동에 동참했다. 최근 나는 옥수동을 몇 차례 지나가다 이들의 시위를 접할 계기가 몇 차례 있었다.


#1 어느 날 미얀마 청년 1인이 미얀마 대사관 무관부 건물 건너편에 서 있는 것을 봤다. 혼자서 쿠데타를 반대한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예상대로 무관부는 인기척도 없었다.

미얀마 청년의 1인 시위

인터넷을 찾아보니 무관부란 미얀마 군부를 대표해서 파견된 미얀마 군인들이 근무하는 곳이다. 즉, 미얀마 대사관과 별도로 있다. 주택가와 좁은 도로 사이에 있다 보니 대규모 시위를 할 공간이 없다.

미얀마 대사관 무관부(출저: 카카오맵)

#2 며칠 후 미얀마 대사관 무관부 건물에서 떨어진 곳에서 10여 명 남짓한 미얀마 사람들이 시위를 하고 있었다. 미얀마 민주화 운동은 이제 규모가 커졌다.

더 커진 시위

#3 다음 날도 난 여길 지나갈 일이 있다가 이들이 또 보이길래 요구르트 사 갖고 갔다. 요구르트를 건네주자 한 여성분이 열심히 나한테 미얀마 민주화 운동에 대해 말씀을 하는데 마스크 때문인지 잘 이해가 가진 않았다. 하지만 의미는 충분히 전달된 거 같다. 난 긴 싸움이 될 테니 잘 버티라고 응원했다.


이미 미얀마 내에서는 인터넷 차단과 유혈 사태가 일어났다는 말도 들린다. 오랫동안 군부가 나라를 장악하고 있다가 겨우 민주화가 된 미얀마가 또다시 군부의 쿠데타로 하루아침에 사라졌으니 한국에 거주하는 미얀마인들에게도 상실감이 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위를 하는 이들을 보면 궁극적으로 미얀마 미래는 밝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에게는 1960년 4.19 혁명, 1969년 3선 개헌 반대 투쟁, 1970년대 반(反) 10월 유신 투쟁, 1979년 부마 민중항쟁, 1980년 5·18 광주 민주화 운동, 1987년 6월 항쟁 등이 있었고, 많은 분들의 희생과 노력으로 민주 사회를 이룩했다.

미얀마에게도 이런 날이 오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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