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적 누르는 그 손을 5초만 참았으면…
지금까지 살면서 몇 가지 회수하고 싶은 게 있다. 몇 가지 보다 몇 백가지겠지라고 소곤거리는 아내가 들린다…
최근 축구와 영국 리그 득점왕 손흥민과 뭉쳐야 찬다에 꽂힌 아들을 축구 수업에 데려다줘야 하는 토요일이었다. 토요일 오후는 항상 길이 막힌다. 1분이라도 더 빨리 가려고 베키(전기차)의 속도를 올린다.
1시 1분. 이미 늦었다. 축구교실 주차장 입구에 택시가 가로막고 있다. 내 마음은 급한데 택시는 급하지 않아 보인다. 경적을 울릴까 말까 5초 고민.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빠앙!
누른 순간 바로 후회.
어떤 엄마가 자는 아이를 안고 내린다. 아이는 축구 유니폼을 입고 있다.
택시는 유턴해서 나가고 엄마와 아이를 쳐다본 아들은 내 민망함에 쐐기를 박는다.
“흥민이다(가명)!” (아들 친구 이름)
도망갈 곳이 없다. 베키는 파란색에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이니 그 엄마는 내가 누구인지 알았을 거다. 아들과 흥민이는 평소에도 둘이 잘 어울리니 내가 민망하다고 다른 동네로 이사 갈 수도 없다.
아들을 반에 데려다주고 베키로 돌아와서 사과할 타이밍을 고민하면서 베키 먼지를 털었다.
다행히 아내와 딸이 뒤늦게 축구교실에 합류했다. 아내와 딸은 아들 친구 엄마에게 가서 인사를 한다. 난 아내와 딸 뒤에 붙어있다가 그 엄마에게 사과를 했다. “죄송합니다 택시가 입구를 가로막고 있어서…”
아들 친구 엄마는 너그럽게 이해를 하고 넘어갔다.
찬물로 샤워해야 해야 했던 날이다.
공인의 사과에 대한 글
https://brunch.co.kr/@jitae2020/2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