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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퉁불퉁 뚝배기 Jun 14. 2022

전 아이 넷 아빠가 아닙니다

조카들과 같이 다니면 다 내 아이인 줄 안다

#1 <오해의 동공 지진>

주말이나 연휴의 서울숲은 북적북적하다. 커플들은 다정하게 손을 잡고 걷고, 맵시 낸 싱글들은 다정하게 서로 또는 단체 사진을 찍고, 어린아이 있는 부모들은… 아이를 쫓아가느라 바쁘다.


이 날도 나는 동서네와 육아 공동전선을 펼쳤다. 동서도 일, 아내도 일하느라 공원 합류가 늦어지게 되었다. 나랑 두 아이들이 먼저 도착. 그다음 처제가 두 아이들과 도착.


사전에 딸에게는 육아 일당을 제시했다. 열정 페이보다 적은 용돈을 조건으로 딸은 동생들과 놀아주기로 했다.


처제와 딸은 어린아이들을 챙기고 난 축구에 빠진 아들과 킬패스 연습.


축구를 웬만큼 했다고 생각한 아들은 사촌 동생들과 논다. 아니, 큰 형님 행세를 한다. 평소 누나에 눌린 보스 기질을 이럴 때 내뿜는다.

축구 안할때는 사촌동생들의 따꺼인 둘째 아들

이 틈에 육아하다 지친 보조 도우미 딸은 뻗는다.

동생 3명을 놀아주고 뻗은 큰 딸

동서와 아내의 합류가 늦어진다. 동서는 토요일에도 불철주야 일한다. 아내는 일을 마무리 짓고 저녁 장소에 합류하겠다고 한다.


우리는 주섬주섬 짐을 싸서 주차장으로 향한다. 돗자리 깔고 앉아서 휴식을 취하던 젊은 부부가 우리 6명을 본다. 그쪽은 유모차에서 잠자는 아기 한 명만 있다. 눈이 큰 아빠는 나와 같이 가는 아이 넷을 보고 동공 지진. 꽤 오랫동안 여진이 있다. 그 아빠의 큰 눈은 마치 “우린 아이 하나도 힘든데 어떻게 넷이나…???!!”하는 듯하다.


아직 오해의 터널은 안 끝났다. 처제와 딸이 앞서 나가니 어린이 학원 안내물을 나눠주던 여성은 딸과 처제를 번갈아 보다가 뒤에 오는 아들과 조카들을 보더니 (놀라움을 감추고) “큰 딸이네요. 이거 받으세요”한다.


#2 <오해의 소곤소곤>

어느 주말. 내가 일이 있어서 난 빠지고 아내와 처제가 아이들 넷과 함께 명동에 칼국수를 먹으러 갔던 날이었다. 아내가 계산을 하는 동안 딸과 아들은 조카들과 이모와 함께 계단을 내려가니 줄 서서 대기하던 여성분들이 소곤소곤. “저기 엄마 좀 봐. 애가 넷이야”.


#3 <오해는 4명이 아니라 7명이다>

7인의 사무라이… 아니 7명의 아이들이 공원에서 놀고 있다. 우리 아이들 2명, 동서네 2명, 형님네 3명. 공원에 아내의 오빠와 여동생 아이들이 다 같이 모이니 오랜만에 7벤저스 탄생.


신나게 놀고 아이들을 앞장서서 집에 돌아가는데 아들을 둔 어느 엄마가 내 앞에 있던 3명의 조카들을 먼저 보고는 아들한테 “형아들 많네” 한다. 하지만 바로 눈에 휘둥그레진다. 뒤따라오는 아이들이 4명이나 있으니. 그래도 7명으로는 아이 7명을 둔 아빠로 오해받지는 않는 것 같다.


종합해보면 다둥이 아빠로 보일  있는 최대치는 4 인듯하다.


이날 아이들끼리만 처음으로 마트가서 아이스크림을 사다

 

아이 많은 아빠로 오해받은 김에 국민 다둥이 차 카니발로 바꿔볼까(전기차가 나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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