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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퉁불퉁 뚝배기 Jul 04. 2020

영화 대사를 일상에서 사용해볼까(2)-실전편

아내가 황당한 글 쓰지 말라고 했지만 또 써본다

최근 한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다 보니 며칠간 글을 쓸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시간이 좀 생겼고 감수하는 아내가 안 볼 때 기습적으로 이 글을 올려보기로 했다.


#1 근자감 보여주고 싶을 때

2002년 월드컵 이전에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이 해외에 나가면 위축되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었다. 예를 들어 1998년 월드컵에서 하석주가 골 넣고 바로 백태클로 퇴장당해 1-3으로 멕시코에 패한 경우. 우리도 영어 발음이나 문장을 의식한 나머지 외국인들 앞에서 갈고닦은 실력 발휘를 제대로 못 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우리가 성공적인 프로젝트를 주도했어도 겸손한 게 미덕이라고 생각해 “It was nothing” “I didn’t do much” 정도의 답변을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더 과감하게 나갈 필요가 있다. 실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허세는 아니어도 가끔은 근자감을 보여줄 때 오히려 외국인 동료로부터 리스펙트를 받을 수 있다. 그러니 혹시라도 칭찬받을 일이 있거나 상을 받기 전이라면 영화 타이타닉의 디카프리오가 열연한 잭이 타이타닉 선수에서 바다를 보면서 소리친 명언을 생각해보고 활용해보자: “I am the king of the world!” (잭 @ 타이타닉)

이런 자세로 외쳐보자.

비록 세상의 왕 디카프리오는 이 대사를 한 후 타이타닉호의 침몰과 함께 사라졌지만...

그리고, 만약 팀 프로젝트라면 일원이라면 We로 바꿔야겠다.


#2 여행지가 만족스럽지 않을 때

우린 때때로 여행지에 갔는데 막상 만족스럽지 않은 숙박이나 관광 명소를 볼 때 같이 간 일행에게 한마디 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때가 있다. 특히 그 일행이 무엇을 잘 못했을 때 SF영화 프로메테우스의 여주인공 엘리자베스 쇼가 외계인 행성에 도착한 후 남자 친구 죽고 동료들 죽자 외친 비명을 외우고 사용해보자: "You don't understand, this place isn't what we thought it was. I was wrong. We were so wrong. We must leave!" (엘리자베스 쇼 @ 프로메테우스)

포인트는 절규하면서 말해야 한다

숙박이 환불이 안되면 절규를 해도 계속 있어야 되니 미리 약관을 챙기고 말해야 할지도...


#3 사랑 고백을 받았을 때

썸남, 썸녀, 여사친, 남사친, 아내, 남편, 회사 동료, 동아리 회원 등이 본인한테 사랑 고백을 했는데 “Me too”나 “I love you too”는 밋밋하다. 그리고 너무 평범하기도 하고. 차라리 영화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에서 다스 베이더에게 잡혀 냉동인간이 되기 전 해리슨 포드가 연기한 한 솔로에게 레아 공주가 “사랑해”하자 한 솔로처럼 다음과 같이 대답해보자: "I know" (한 솔로 @ 스타워즈 6)

쿨한 표정으로 "아이 노우"라고 해보자

본인은 고백한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데 위와 같이 답변을 하면 좀 썰렁해질 수 있으니 주의 요망.


#4 상대방 주장을 이해하지만 동의하기 어려울 때

자녀들이 울거나 떼를 쓸 때 부모 입장에서는 달래도 소용없으니 갑갑하고 나중에는 화도 난다. 특히 밖에서 그럴 경우 주변 시선 때문에 더 안절부절못하게 된다. 육아 대디의 반대 지점에 있는 나로서는(버럭 육아하다가 아내한테 난 혼난다) 특히나 우는 자녀를 달래는 게 어렵다. 그럴 땐 화를 식힐 겸 영화 터미네이터 2에서 인류의 지도자 존 코너가 울면서 아널드한테 용광로로 들어가서 자폭하지 말라고 하자 아널드가 한 대사를 활용해보자: "I know now why you cry. But it's something I can never do." (아널드 터미네이터 @ 터미네이터 2)

대사를 하고 눈물은 닦아주자

하지만  대사를 하고도 효과가 없으면 계속해서 울고 있는 어린아이에게 결국 아이가 원하는 걸 들어주게 된다...


#5 애인이나 배우자가 원치 않는 것 두 개 중 택일하라고 할 때

우린 살다 보면 원치 않는 것들에 대한 선택을 강요받을 때가 있다.  무엇을 사기 싫은데 사야 하는 경우, 상대방 머리스타일이나 옷에 대한 평을 요청받았을 때. 그럴 때 우리는 A이거나 B로 대답하지 않고 철학적인 대답으로 답변을 지연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다. 영화 메트릭스 2: 리로디드에서 키아누 리브스가 메트릭스의 창시자 아키텍트가 프로그램으로 돌아가거나 여자 친구를 구할 것이냐 선택을 강요받자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Choice.  The problem is choice." (니오 @ 메트릭스 2). 그리고 여자 친구 트리니티를 구하라 나간다. 우선 우린 말을 하고 뜸을 들인다. 상대가 제풀에 꺾일 때까지 가만히 있거나 현장을 이탈하면 되겠다.

포인트는 메트릭스 주인공처럼 대사를 하고 침묵을 지킨다

대답을 지연시킬 때 쓰는 표현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A냐 B라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다...


#6 열정 페이를 강요받았을 때

상대가 아무리 좋은 의도로 부탁을 하여도 우린 여러 번 대가 없이 공짜로 도와줄 순 없다. 하지만 착한 사람의 경우 거절하기가 어렵고 결과적으로 도와주게 된다. 개인적으로도 아는 지인이 여러 번 계약서 검토를 무상으로 요청했는데, 나중에는 거절하기가 어려워서 결국 다른 분과 자문계약을 체결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항상 이렇게 대안이 있는 게 아니다. 그럴 경우, 영화 다크 나이트의 조커처럼 입맛을 쩝쩝 다시면서 다음과 같이 말하면 되겠다: "If you are good at something, never do it for free." (조커 @ 다크 나이트)

조커처럼 화장하고 위 대사를 말하긴 좀...

그리고 부탁하는 상대방의 표정이 좋지 않으면 다시 조커의 대사 "Why so serious?"를 덧붙이면 되겠다.


꼭 위 대사들을 활용하라고 하는 것이기보다는 각자 자기 자신이 알고 있는 표현들을 개성 있게 활용하면 어떨까 생각해보았다.

 

관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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