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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퉁불퉁 뚝배기 Aug 12. 2020

스포츠 자본주의의 세계화 - 1부

NBA와 나이키의 세계 시장 진출

스포츠 자본주의의 세계화를 1, 2부로 나누어서 올립니다. 1부는 NBA와 나이키의 세계 시장 진출, 2부는 중국 자본의 반격을 다루고자 합니다.


1994년 말부터 김영삼 정부는 일 년간 다음과 같이 광고를 보낸다(*아쉽게도 인터넷에서 영상이나 사진을 구할 수가 없었다):


#1. [세계화는 나부터], 정부 광고
내레이션: 당신의 경쟁상대는 어느 나라 누구입니까?
주부: 전 독일 주부예요.
디자이너: 이태리 디자이너들입니다.
근로자: 일본 근로자는 제가 맡겠습니다.
공무원: 전 싱가포르 공무원으로 정했습니다.
농부: 덴마크 농부들입니다.
경찰관: 제 경쟁상대는 영국 경찰입니다.
내레이션: 이제 생각도 행동도 세계인이 될 때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피곤한 광고다. 먹고살기 바쁜고, 각자 알아서 열심히 살려고 하는데 다른 나라 누구랑 경쟁하라고 하니... 게다가 상대국 사람들도 전혀 우리를 상관하지 않는다. 거기도 자기 갈길 바쁜데)


자본주의의 세계화는 본격적으로 90년대에 시작된다. 1980년 말 미국 자본주의와 소련의 공산진영 간의 냉전이 종식되고, 미국 중심의 세계로 재편되면서(즉, 자본주의가 전 세계를 시장으로 삼으면서) 우리나라는 새로운 강박관념을 갖게 되었다. 80년대 경제 호황을 거쳐 중진국으로 올라온 대한민국은 목표를 정했다. 우리 국민들의 인식의 급을 선진국 클래스로 올리자, 그리고 국가적 차원에서 다른 선진국을 따라잡자가 한층 더 강화되었고, 이런 배경 속에서 “나의 경쟁 상대는...”라는 희대의 황당한 광고가 등장하였다. 그리고 김영삼 정부 시절 우리는 1995년 WTO (세계무역기구) 가입, 1996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하게 된다.

김영삼의 세계화 과제 발표 후 1997년 외환위기가 온다...

그리고 세계화 흐름에 편승해 한국 기업들은 미국과 선진국들이 자본과 기술을 앞세워 중국에 진출할 때 같이 따라 들어갔다(우리도 약간의 돈과 나름의 기술이 있어!). 그 결과, 우리도 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을 중국 노동자들의 저임금으로 만들어서 전 세계 상대로 팔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전에는 우리가 중국이었다. 한국 기업 화승(지금의 르까프)은 한 때 나이키 운동화를 생산했는데 1986년 나이키는 화승과 결별한다. 나이키는 그전에는 일본에게 신발 생산을 맡겼다가, 그다음은 한국과 대만, 그리고 1981년부터 중국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2020년 지금은 나이키 신발의 50%가 베트남에서 생산된다(중국은 약 30%). 자본은 임금이 낮고 적당한 숙련도가 있는 곳으로 옮겨 간다. 기업가들의 눈에는 지금의 중국은 생산지로서 매력을 잃어가고 있지만 수많은 중국 소비자들 때문에 완전한 철수는 어렵다.

호우시절의 화승-나이키의 광고

그리고 90년대 자본주의의 세계화를 상징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마이클 조던. 마이클 조던이 80년 중반부터 미국인들을 사로잡았다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부터 세계인들을 사로 잡기 시작했다. 이 올림픽은 소련이 무너지고 나서 진행된 첫 올림픽이었고,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프로 농구 선수들이 출전했다. 우리가 잘 아는 “드림팀”. 드림팀은 예상대로 타국 팀들을 평균 44점으로 압승하고 금메달을 목에 건다.

1992년 원조 드림팀 - 마이클은 오른쪽 중간

NBA와 나이키의 핵심 연결 고리인 마이클 조던을 앞세워 두 조직의 영향력을 세계에 퍼트리기 시작했다. 때마침 한국에 분 만화 슬램덩크(1990-1996년 연재)의 열풍도 NBA의 한국 진출에 큰 도움을 주었다.

1995년 국내 농구 잡지 루키 표지

그 결과, 2020년 현재 NBA는 연매출 8조원을 찍는 거대 기업이 되었다. 이 중 중국에서 발생하는 수입은 연 6000억원. 전 세계에서 축구 다음으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이다. 나이키의 경우,  연 매출이 40조원이며, 이중 2조원을 중국에서 벌어들인다. 명실상부 스포츠 의류 회사 #1으로 등극했다.


마이클 조던은 90년대 (미국) 자본주의의 세계화를 상징했다. 그를 통해서 나이키와 NBA는 글로벌 아이콘이 되었으며 특히 중국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리고 이 20년이 지나서 NBA와 나이키의 중국과의 밀착 관계가 역으로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된다...


2부:

https://brunch.co.kr/@jitae2020/48

나이키 관련 글:

https://brunch.co.kr/@jitae20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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