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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이가는 May 13. 2019

신발이 달라졌다!

한국에서는 대부분 운전을 하며 이동을 했다. 한국에서 살던 도시는 신도시라 대중교통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대부분 자차로 이동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구두를 신는것에 대한 큰 부담이 없었다. 아주 높은 하이힐은 아니어도 꼭 5-6 센치 구두를 신곤 했다. 그래서인지 별 생각없이 이사를 준비하면서도 운동화는 대부분 두고 구두를 가져왔다. 교회에 갈 일이 있으니까 좋은 구두는 가져와야지 하고 구두 몇벌만 챙겨왔는데, 그게 이렇게 힘든 결과를 초래할줄 몰랐다. 


유럽은 대부분의 길이 돌 길이다. 근대화와 빠른 발전을 거듭하며 모든 길을 걷기 좋은 콘크리트로 정리한 한국과는 다르게 옛날에 마차타고 다녔던 사람들 허리 다 나갔겠다 - 싶은 돌길들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구두를 신고 이 벽돌길을 걷는 것이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또 첫 한달은 자동차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다녔기때문에 하루에 7-8 km씩 걷는 뚜벅이는 늘 발이 아프다. 오죽하면 내가 입에 달고사는 말이 "나 발좀 주물러주면 안돼" 겠는가! (극한직업 남편이다.) 


그래서 나는 독일에 와서 운동화를 사기 시작했다. 학부시절에 신었던 컨버스와, 조깅할때 신는 런닝화, 비올때 신는 신발 등등 종류별로 색깔별로 운동화를 구비해 놓았다. 운동화를 신다보니 옷도 점점 캐주얼해지는 것 가다. 한국에서는 블라우스에 치마같이 단화에 잘 어울리는 옷을 입었는데, 운동화에 맞춰 간단한 가디건이나 맨투맨을 찾게된다. 또 옷이 캐주얼 하니 화장도 점점 옅어지는 것 같다. 신발이 가져오는 나비효과가 아주 제대로다. 이제는 예쁜 구두를 신고 또각또각 걸어다닐 수 없는 내 신세가 조금 한탄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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