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함 명상 에세이, 21일 루나 디톡스 #10
알람 없이 눈이 떠졌다. 설정한 알람 시간보다 한 시간 10분이나 일찍이다. 바로 일어나는 게 빨리 깨는 방법인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는 이유로 다시 누웠다. 숨부터 쉬었다. 어제 있었던 일과 그 이후로 그 일에 대해서 했던 생각들이 떠올랐다. 좋은 감정들로 이어지는 일이나 생각은 아니었기 때문에 즐겁지가 않았다. 순식간에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래야만 할 이유는 없었다. 유쾌한 일은 아니었지만, 아주 나쁘거나 지금까지도 걱정하고 있어야 할 만한 일도 아니었다. 그런데 몸이 바로 굳어버리면서, 스트레스 상태에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아, 큰일 났다.
원래는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눈을 뜨면 숨을 몇 차례 깊게 쉰다. 그리고 좋은 하루에 대해서 감사한다. 전에는 살 수 있는 오늘이 주어진 것에 대해서 감사했었다. 요즘에는, 주어진 오늘 하루가 이미 좋은 하루로 마무리되었다는 의미의 감사함을 느낀다. 어떤 하루가 될지, 눈앞에 그려보면서 그 하루가 이미 마무리되어 갈 시점에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감사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글이 올라가는 때인 9시-10시 정도 된 시간대의 시점이다. 누가 이렇게 감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는데, 해본 방법이 아니라서 해보고 있는 중이다.
감사함으로 시작했으면 괜찮았을 하루의 시작이 어제의 일을 떠올리면서 스트레스 상태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스트레스 상태가 되었을 때의 몸의 느낌은, 사시나무가 바람에 떨듯 온통 차가운 느낌이다. 갈비뼈 주변이 딱딱하고, 온몸이 아주 얇아 보이지 않는 바늘로 콕콕콕콕 찔리는 것 같은 느낌이다. 염증 상태에 있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잘 될지 우려가 되는 다른 일들도 떠오르면서 걱정이 커지고, 이윽고 스트레스 상태에 돌입한 몸이 이런 스트레스를 너무 자주 느끼다 결국엔 심각히 아프게 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고 말았다. 생각이 눈덩이처럼 불고, 멀리멀리 날아가 두려움의 끝까지 가버리고 만 것이다.
생각일 뿐인데, 힘이 너무나 세다. 일어나기도 전에 이미 얻어맞은 것처럼 온몸이 아팠다. 좀 누워있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몸을 일으켰다. 그래도 알람은 울리지 않았다. 컴퓨터를 켜고, 아침 기상 모임에 들어갔다. 사람들하고 인사를 나누고 나니, 조금 진정이 되었다. 현실에선 아무 일도 없다는 것을 조금씩 인지하는 것이다.
따뜻하게 마실 물을 끓이면서 레인지 후드 지붕에 비친 얼굴이 보인다. 얇은 앞면 플라스틱 부분에 비친 거라, 눈썹과 눈만 보인다. 웃어본다.
'오늘도 좋은 하루를 보내게 해 줘서 고마워.'
말하면서 정말로 그렇게 생각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아직 몸이 스트레스 상태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오전에 나가기 전에는,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꼭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지 않으면, 스트레스에 물들어있는 채도 낮고 어두운 색감의 하루를 보내게 될지 모르니까 말이다.
글을 조금 쓴 뒤엔 매트를 펴고, 앉아서 호흡을 했다. 앉은 자세 몇 개, 복부 운동과 선 살루테이션 (sun salutation) 몇 번. 아까 빠져있던 생각에 또 멍해져 있다가, 다시 숨을 쉬고, 주스를 마신 뒤 집을 나왔다. 수업을 하러 갔다. 벚꽃을 보며 요가원에 오니 기분이 좋았다는 수련생이 있었다. 활짝 웃는 얼굴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수업을 안내하고 배울 것을 주는 입장에 있지만, 와주는 사람들에게서 에너지를 받기도 한다. 이와 비슷하게, 글 쓰는 사람들도 독자들에게서 힘을 얻어 계속 글을 쓸 수 있는 것일 것이다.
내가 있는 곳이 어제가 아니라, 오늘 수업의 현장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기억한다. 수련생들을 돕는 사이 수업이 어느새 막바지에 다다라 있다. 수련생들을 배웅한 뒤의 나머지 오늘은 쉬엄쉬엄 지낼 예정이다. 복잡했던 생각에서 벗어나 뇌도 휴식을 취할 수 있게.
| 당신을 위한, 당신의 명상 |
오늘, 어떤 하루를 보내셨나요? 눈을 감고 천천히 돌아보세요.
좋은 일이 있었다면, 숨 쉬면서 그 순간을 다시 음미해 보세요. 오늘이나 어제, 최근에 스트레스받았던 일이 떠오른다면, 숨 쉬면서 지금은 그때가 아닌, 현재에 있음을 느낍니다.
숨을 잘 쉬고 있고, 시간을 내어 명상할 수 있는 이 순간에 감사함이 느껴진다면 이 또한 천천히 음미해 봅니다.
하트를 꾸욱 눌러 출석 도장을 찍으세요. 그리고 어떤 일이 있든, 숨부터 쉬면 된다는 것! 마음 한 켠에 두고 필요하실 때 실천해 보세요. 아주 좋은 순간도, 좋지 않은 순간도, 그저 그런 순간도 그 흐름이 느껴지면서 그 상황에 놓인 내가 보일 때, 감사한 것들이 또 찾아지더라고요.
찾아내신 보물 같은 감사함은 댓글로 나누어주셔도 좋습니다. 저에게는 연재를 이어가는 힘이 되고, 다른 독자 분들에게는 이런 부분에도 감사할 수 있구나, 하고 시야를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