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오늘이라는 선물

감사함 명상 에세이, 21일 루나 디톡스 #11

by 지반티카

날씨의 좋고 나쁨이 미세먼지에 의해 결정되는 날이 너무나 많아졌다. 해가 나와서 좋지만, 숨 쉴 때 들어오는 공기가 무겁다. 현재 대기질 지수는 197, 나쁨. 예전엔 엄청 나쁜 수치라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이 정도면 크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걸 보면, 그 사이 미세먼지 나쁨의 수치도 많이 늘었다는 게 새삼 느껴진다.


목이 아플 정도로 공기가 확 안 좋아졌다가, 비가 세차게 온 뒤에 맑아진다. 더워지면서 안 좋아졌다가, 찬 바람이 불면서 맑아지기도 한다. 이런 날들을 겪다 보니, 오늘날의 환경으로 변화하기까지 소비자와 생활자로서 내가 어떤 선택과 행동들을 해왔는지를 자연스레 돌아보게 된다. 예전엔 이런 부분에 대해선 정말 무지했었다. 요가와 명상을 하다 보니 내 생각과 말, 행동의 영향이라는 것도 있다는 것에 대해서 더 많이 생각하게 되고, 자연을 더 사랑하고 아끼게 되었다. 몇 년 사이, 자연을 위해서 꾸준히 실천하는 부분은 채식과 쓰레기 줄이기, 집에서 채소 키우기 등이다.


채식이 환경에도 도움이 되는지는 나중에 더 공부하게 되면서 안 사실로, 더 건강하고 가볍게 지내고 싶어서 몇 년 전부터 시작했다. 야채의 종류도 많이 알게 되고, 외식하는 일이 많이 줄었다. 내게 맞춘 재료만 들은 음식을 먹으려다 보니 요리 공부도 하게 된다. 만들어보면서 기록한 채식 요리 레시피 노트만 해도 벌써 두 권째다. 주어지는 음식 중에 선택해서 먹는 게 아니라 내가 선택한 재료로 만들어먹고, 밖에서 음식 주문을 할 때도 어떤 건 빼달라고 확실히 얘기할 수 있게 되니 내게 도움이 되는 필요한 주장을 명확히 하는 힘도 생겼다.


요즘엔 몸 상태를 보면서 가끔씩 생선이나 고기로 영양을 보충하는 융통성과 유연성을 키우고 있다. 이 부분은 지금 글의 흐름과는 맞지는 않지만, 채식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거부감부터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여 부분적으로 할 수도 있다는 선택지의 가능성을 알리기 위해 언급해 둔다.


장을 볼 때는 직접 방문해서 장을 보아 배송 박스와 포장 쓰레기를 줄인다. 장바구니를 챙기고, 용기를 들고 가서 두부를 산다. 그러자면 동네에서 장을 보게 되니 교통수단 이용도 덜 하고, 더 걷게 된다. 무게 있는 짐을 들어야 하니 힘도 세진다 (좋은 건가?). 생활에 필요한 일을 하면서 운동량이 늘어나니 따로 시간을 내어 운동해야 하는 시간도 줄어든다.


페트병이나 병뚜껑, 유리병이나 플라스틱 용기를 아예 쓰지 않는 것은 어렵지만 다 모아서 제로웨이스트 샵이나 동네 주민센터 수거 때 갖다 준다. 쓰레기라고 하기엔 민망하게 깨끗하고 멀쩡한 것들이다. 그것들을 모아서 가져다주면 다시 쓸 수 있는 자원으로 새로 태어날 수 있다니 참 다행이다. 그 덕에 받아온 휴지나 칫솔을 쓸 때면 그렇게 보람찰 수 없다. 어렸을 때 학교에서 모으던 상 스티커, 참 잘했어요나 별 도장 쾅쾅쾅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사서 쓰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안 해봐서 그 뿌듯함을 모를 뿐이라고 생각한다.


허리를 자른 페트병 -이라고 하니 좀 잔인하지만 - 에는 뿌리 부분만 얕게 물에 잠기게 해서 파를 키우고 있다. 작년에 퍼머컬처 텃밭을 가꾸면서 나만의 텃밭을 꿈꾸게 되었는데, 올해는 아직 땅이 없으므로 되는대로 집에서 키우는 것이다. 작년에는 바질과 상추도 키우고 있었는데, 겨울이 되면서 다 시들었다. 아직 심을 때가 아니어서 기다리고 있다.


과거의 나를 생각하면 지금은 지구를 위해서 뭔가 하고 있는 일들이 많아진 것이다. 지속적으로 환경오염과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며 지구가 힘들어하고 있다는 사실을 짚어주는 과학자들과 활동가들, 그리고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부분들이 너무나 많다고 친절히 알려주는 사람들 덕분에 나도 지구에게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게 되었다.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주변에서는 나를 환경 보호 활동가 같은 사람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열정적인 활동가들의 노고에 비하면 지극히 소소한 활동이다. 이 정도면 누구나 하고 있지 않을까 싶지만, 막상 주변을 둘러보면 그렇지도 않다. 엄마만 해도 병뚜껑 모으는 건 쉽지만 뚜껑 아래 달린 고리를 모으는 건 귀찮다고 하니 말이다. 빼기가 귀찮은 거지 못하는 건 아니잖아, 하니까 가끔씩은 건네는 병뚜껑 모음에 고리도 몇 개 들어있다. 고리도 뚜껑만큼 다시 쓸 수 있는 자원으로 태어날 자격이 있다.


무리하지 않을 만큼의 소소한 활동이라도 혼자서는 아무래도 힘들 때가 있다. 쉽게 지친다. 나 혼자만 하고 있는 일이 아닌데도, 주변에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드물면 혼자서만 용쓰고 있고 있다는 생각에 더 피로감과 무게감을 느낀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이건 나만 비정상적으로 확대되어 있는 나 중심적인 생각 (self-centric thinking) 때문이지만. 이런 부분을 생각하면, 매일매일 환경을 덜 오염시키거나 개선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는 사람들이라 환경 보호를 위해 부지런히 뛰어다니는 활동가들을 보면 정말 엄청난 사랑과 사명 의식으로 일하고 있는 거라고밖엔 생각할 수 없다.


그래서 지칠 땐 인터넷 검색, 또는 관련 모임을 통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살펴보고, 소통한다. 새로 배운 방법을 실천해 봤는데 잘 되면 신이 나서 또 얘기한다. 내가 찾은 방법도 공유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신세계를 열어주면 보람차다. 사회적 동물이라 그런지, 여럿이서 같은 목표를 향해 같이 행동하는 것에서 의미와 활기를 찾는 모양이다. 물론, 혼자 조용히 앉아 글을 쓰는 것도 좋다. 함께인 시간과 혼자인 시간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면 더욱 좋고. 균형은 늘 맞으면 좋겠지만, 늘 그런 상태에만 있을 수 없고 그렇지 않은 것이 오히려 자연스럽다. 대신 균형이 깨져 힘들게 되었을 때, 알아차리고 균형으로 돌아오면 된다.


이번주엔 날이 좋으니, 미세먼지가 나쁘지 않을 때 주말엔 친구와 벚꽃 구경을 한 번 더 가려고 한다. 어딜 가도 많이 피어있지만, 나들이를 가는 건 또 다른 기분이니까. 친구에게는 작은 선물을 준비했는데, 선물과 같이 좋은 기분도 선물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내가 건강하고 즐겁게 오늘을 보내는 것이 먼저다. 오늘 하루도 별 탈 없이 무탈하게 흘러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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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평범한 날들 중 하루인 듯 보이는 오늘은 여러 요소, 그러니까 지금의 건강한 몸과 마음 건강 상태, 주변 사람들의 건강하고 평온한 일상, 어김없이 아름다운 자연과 괜찮은 날씨 등이 어우러져 만들어지는 선물이다. 매일매일 좋은 하루를 선물로 받는 삶. 멈추어 살펴볼수록 경이롭다. 특별한 이벤트 없이도, 오늘과 같은 평범해 보이는 아름다운 하루 속에서도 충분히 기쁘고 감사할 수 있다니 그것도 신기하고. 이런 좋은 경험은 여러 번 숨 쉬면서 온몸 구석구석, 지반티카의 세포들에게 잘 저장시켜 준다. 그러면, 알게 될 것이다. 위기가 닥쳤을 때는 현명히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지극히 기쁜 상황을 만났을 때 온전히 누리고 또 거기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마음의 힘이 커져 있다는 것을.



| 당신을 위한, 당신의 명상 |


평소 생활하실 때 자연을 얼마나 생각하고 계신가요? 자연을 위해 하고 있는 일들이 있으시면, 어떤 일들인지 하나씩 적어보세요. 오늘 하루, 자연은 내게 어떤 선물을 주었나요?


내게 아낌없이 주는 자연에 감사한 마음을 전해 보세요. 그리고, 자연의 일부인 나 자신에게 감사하는 마음도요!


하트를 꾸욱 눌러 출석 도장을 찍으세요. 선물과 같았던 오늘 하루, 남은 밤도 평온하게 보내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찾아내신 보물 같은 감사함댓글로 나누어주셔도 좋습니다. 저에게는 연재를 이어가는 힘이 되고, 다른 독자 분들에게는 이런 부분에도 감사할 수 있구나, 하고 시야를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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