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간 참 빠르다 라는 말을 최대한 하기 싫었다
시간
우리는 한결같이 말한다.
시간 정말 빨리 간다...
난 20대 떄부터 이 말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말을 의식적으로 하지 않았고,
누군가가 '시간 참 빨리 간다 그치'
라고 물어오면
'아니, 난 시간이 느리게 가는 것 같은데?'
라고 대답해오고 있다.
혹은 적당히 가는것 같은데? 라고.
하지만 서른이 넘은 후부터는
이 말을 도저히 부정할 수가 없다.
시간 정말 빠르다...
시간이 빨리 가는 이유를 과학적으로 알고는 있다.
10살 아이에게는 1년이 1/10 이고,
25살 청년에게는 1년이 1/25,
70살 노인에게는 1년이 1/70이다.
즉, 나이를 먹을 수록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서
그 1년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지기 때문에,
1년이 빨리 간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이렇다.
초등학생에게는 새로운 것이 많다.
음악, 스포츠, 다른 나라, 자연, 사람 등등
하지만 나이가 먹을 수록 새로운 것이 줄어든다.
학교-집, 학교-집 하는 사람들,
직장-집, 직잡-집 하는 사람들.
그냥 거의 비슷한 하루하루다.
새로울 것이 없는 일상을 반복하다 보면
그냥 후딱 시간이 가 버린다.
아무튼 난 시간을 지배하고 싶었다.
시간을 가지고 놀고 싶었다.
시간에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옆에서 나란히 뛰고 싶었다.
하지만 요즘 드는 생각은 시간에 쫓겨사는 느낌이다.
시간이 빠르게 가고 있다고 인정하고 있고.
어떻게 하면 시간과 나란히 뛸 수 있을까?
이렇게 하면 이게 가능할까?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좀 엉뚱한 이야기라
모두에게 공감을 받을 만한 생각은 아닐 것이다.
상상 속에서 나의 나이가 70세 라고 가정하고
시간이 이미 다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이미 나에게 주어진 나이는 이미 다 지나갔지만
현재 나에게 주어진 하루, 한달, 일년은
덤으로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현재 내 나이의 1년이
너무너무 소중하고
이미 다 지나간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리다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즉, 시간의 속도를 확 올려서
(이미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고 상상하고)
당장의 현재는 그 속도보다 낮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미 다 지나간 것에 비해서는 느리다)
이런 상상을 좀 더 강하게 하고
실행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기대치를 높일 수 있을까?
나의 30년 뒤, 짧게는 10년 뒤, 5년 뒤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려보고
그것을 이미 달성했다고 가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계획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세우면 그것이 가능할까?
왠지 가능할 것 같다.
나의 생각과 마음만이라도 미리 저 앞에 가 있는 것이다.
이것을 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해야한다.
첫째, 수십년 뒤의 내가 원하는 것을 정해야겠다.
둘째, 그것을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겠다.
흠,
방금 적은 가설대로 실행했을 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지라도
일단 한 번 저렇게 해봐야겠다.
그래.
왠지 저렇게 하면 시간과 나란히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written by 내 감정을 지키는 구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