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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전씨 Jun 23. 2024

어느 정도 영어를 해야 미국에서 일할 수 있을까

저만큼 영어를 하는 경우 이런 어려움이 있습니다

TLDR - 기술 직군이라는 전제 하에, 유창하지 않더라도 내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면 일은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고난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할 것.


미국 커리어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시면 반드시 "영어를 얼마나 잘해야 하나요"를 늘 물어보신다. 사실 그 어떤 질문들보다 답하기 어렵다고 느낀다. 왜냐하면

1) 직군마다 너어어어무 많이 다름. 기술 직군은 워낙 non native 가 많은 직군이라 상대적으로 부족한 영어 실력이 용인되는 반면, 뉘앙스 조절을 잘해야 하는 직군은 미국인들보다 영어를 잘해야 한다.

2) 그 분이 실제로 영어를 얼마나 잘하는지 몰라서 감이 잘 안 옴.

3) 나는 커리어를 시작할 때부터 영어로 일할 기회가 많았던터라, 특별한 영어 공부를 하지 않은지 오래됨.


토종 한국인으로서 실전 비즈니스 상황에서 영어를 잘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아래 글에서 훨씬 더 상세하게,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에 대해 써놓았으므로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https://brunch.co.kr/@jiwon3889/61



그러면 이번 글에서는 무엇을 다룰 것이나면, 내 현재 영어 실력을 기준으로 겪는 언어의 어려움에 대해서 말해볼 것이다. 30번 연습한 끝에 한 발표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회사에서 대충 이 정도는 말하는 것 같다.

https://youtu.be/BSh1ah8ej3M?si=iJDrICqoumbg2cuT&t=205


나의 어려움

나는 목소리도 원래 낮고 울리는 편이라서 영어를 했을 때 자연스럽게 들리는 편인 것 같다. 그리고 워낙에 말도 빨리 하는 편이라서 어떤 때는 꽤 유창하게 들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렇게 어느 정도 의사소통이 되는 정도가 됐을 때 회사에서 느끼는 어려움은 이런 것들이 있다.


1. 잘못된 곳에 강세를 주거나 묵음을 발음하여 상대방이 내 말을 못 알아들음

2. Sheet, beach 등 잘못 발음할 경우 욕이 되어버리는 말들

3. 사전적으로만 단어 뜻을 알아서 사람들이 내 본 뜻을 오해함. 예를 들어, "에휴 누구한테 혼났어요~"하는 정도의 가벼운 느낌으로 "he scolded me"라고 말했는데 상대방은 엄청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도 했다.

4. 외국인의 영원한 숙명, 숙어. 아무리 오래 일해도 모르는 숙어들이 매일 등장한다. Defy the laws of physics 라든지, Throw a hat in the ring 이라든지...


생각보다 이제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좀 아리까리하다 싶으면 필히 확인하는 습관을 들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하는 상황에서는 내가 일의 맥락을 알고 있는지가 언어보다 더 중요했다.


영어를 더 잘하기 위해 내가 하는 것

1. 말하는 것은 음악과 같아서 적당한 곳에 멈추고 적당하게 강조를 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내가 다른 외국인들이 말하는 것을 알아들으려고 할 때 가장 어려운 경우는 억양과 관계 없이, 어떠한 음의 높낮이도 없이 완벽한 모노톤으로 이야기 하는데 문장의 끊김이 없이 계속 말하는 사람들이다. 모두에게 동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2. 상대방이 말하고 나면 내가 이해하는 대로 요약해서 한 번 반복한다. "어 니가 지금 한 말을 요약해보면 XYZ 하다는 것인 것 같아. 맞아?"

3. 모르면 진짜 제발 물어보기... 완전히 잘못 이해하는 것보다 그냥 즉시 되물어보는 게 훨씬 중요하다.

4. 나는 일할 때 노트를 정말 많이 쓰는데, 하루에 모르는 단어와 표현을 들은 곳을 구석에 꼭 적어놓는다.

5. 결국 어느 정도 말을 하게 됐을 때에는 이제 표현력과 어휘력의 문제이다. Word Power 같은 책을 사서 보기도 했다.




내 현실적인 영어 수준에서의 어려움과 극복 방법에 대해 조금 정리해보았는데, 읽으시는 분들이 혹여나 이만큼 영어 못하는데 어떡하나 생각하실까봐 걱정이 된다. "나 영어 못한다"라고 말하시면서도 계속 미국에서 잘 일하고 계신 분들을 살펴보면, 사실 대부분 자신감의 문제인 경우가 많았던 것 같다. 그런 분들은 중요한 회의나 발표가 있다면 스크립트도 쓰시고, 매니저와 대화에서는 talking point를 매번 쓰시기도 하고 노력으로 돌파하시는 것 같다. 솔직히 지금의 나도 그렇다. 외국인으로서 외국어로 해외에서 일하는 것은 어렵다. 미화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렇지만 그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은 절대 여러분 혼자가 아니다. "내가 할 수 있을까"하는 시간에 실제로 그런 환경에 나를 던져보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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