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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우 Jun 16. 2022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후속작 출간 준비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의 후속작 원고를 다듬고 있다. 다음 달이면 출간될 예정인데, 대략 2년 반만의 후속작을 내놓게 되는 셈이다. 그 동안 사랑 에세이나 글쓰기 책 등을 쓰긴 했지만, 일종의 사회 비평이나 비평적 에세이는 또 오랜만에 내는 셈이기도 하다. 지난 2년 반 동안, 우리 사회를 휩쓸고 지나간 일들을 꼽자면, 열 손가락으로도 부족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난 2년 반은 '코로나 시대'라고 할 수 있었고, 코인과 주식 등 재테크 광풍, 부동산 폭등, 예상을 뛰어넘는 저출생 심화 속도, 같은 것들로 정의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보면, 가장 양극적인 시대이기도 했다. 누군가는 부를 쓸어담으며 벼락부자가 되기도 했고, 누군가는 도산하거나 절망 속에 헤매이며 벼락거지 같은 입장이 되기도 했다. 모르면 몰라도, 세월호 이후 가장 극적인 시절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그런 시절을 어떻게 통과할 것인가. 이것은 모든 사람들의 화두였을 것이다. 코로나 블루에 빠져 어떻게든 하루하루의 행복을 움켜쥐려고 애쓴 사람도 있었던 반면, 위기가 기회라고 투자 광풍에 합류하여 대단한 이익을 얻었거나, 비참한 실패를 한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그런 시대를 통과하면서,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할 것인지를 정말 많이 고민했다. 


그 태도를 하나로 꼽자면, 일종의 꿋꿋함 같은 것이었다. 온갖 시대적인 악조건, 이를테면, 사막에 몰아치는 전기 모래 폭풍 같은 것이 지나가는 시대라 할지라도, 그 자리에서 땅을 파서 숨거나 바위 뒤에 숨거나 바람을 타고 날아로르기 보다는, 그저 폭풍에 맞서 한 걸음씩이라도 나아가려고 갖은 애를 썼다. 


오늘 하루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집요하게 찾으면서, 어떤 매너리즘이나 슬럼프가 오든 그런 일들에 꿋꿋이 몰입하고, 손 끝에 닿는 사람들, 곁에 있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지키고자 애쓰면서, 그렇게 살아왔다고 밖에 말할 수 없을 듯하다. 시대에 대한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나는 그런 구체적인 태도에 대해 하나씩 바위에 글자를 새겨넣듯 쓰고 싶었다. 


하루를 꽉 채우는 조사 일정이라든지, 산더미 같은 소송 기록이라든지 하는 것 속에서, 그래도 시간이 날 때면, 늦은 밤이나 어느 틈새 시간이면, 나름대로 글을 쓰고 기억하고 나아가고자 애쓴 기록을 담았다. 제목도 어느 저녁 떠오른 한 구절이 너무 마음에 들어, 그대로 제목에 쓰자고 이야기했더니, 모두가 좋다고 했다. 제목은, 우리가 잘못 산다고 말하는 이 세상에게 쓰는 편지라는 의미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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