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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 인생의 일인자 Jul 01. 2023

꿈을 이뤄주는 요정이 되리!

실패를 도전으로 만들어 본 사람이 motivator가 된다.

  나의 기타 선생님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선생님은 나보다 13살이나 어린 아가씨다. 음악을 참 잘하는데 노래도 잘하고, 기타도 통기타, 베이스, 일렉기타 모두 잘 다루고, 음향과 무대매너까지 모든 것을 잘 만질 줄 아는 싱어송라이터이다.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중학교 때부터 밴드를 하며 교회에서 음악을 배워서 하고 있는 천재 같은 사람이다. 그런데 이야기를 해보면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어린 시절이야기를 한다. 환경이 그리 좋지 않았지만 당당하고 지금 자신이 할 일을 잘하면서 사는 사람이다. 누군가 이분을 이끌어줄 사람이 있었다면 더 크게 성장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게 느껴진다.     


  막내 출산을 하고 코로나가 지난 시점에서 새로운 교회를 정해서 다니다 악기교실을 운영한다는 교회 광고를 보고 이 선생님과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지금은 이분께 기타를 배운 지 2년 정도가 되었는데 한 결같이 일주일에 한 번은 얼굴을 보고 밥을 먹는 관계가 되었다. 밥을 먹으면서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끄집어내고 듣다 보면 그냥 나는 이분께 마음이 간다. 내 어린 시절이 생각나고 그때의 내 모습 같아서 손을 잡아주고 싶고 도와주고 싶고 밥을 꼭 챙겨 먹이고 싶다. 그분의 환경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어쩜 나보다 부자?^^) 지레짐작하여 내 마음대로 그러는 것 일수도 있지만 나는 항상 말하곤 한다 “힘든 일이 있거나 무슨 일 있으면 얘기해 주세요~ 내가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런 말을 할 때의 나는 완전한 어른은 아니라도 반정도는 어른이 된 것 같고,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다는 것에 기분이 참 좋다.     




  이번에 내 단독공연을 준비하면서 노래 4곡을 부르기로 하고 함께 6개월여간 준비했다. 사람이 목표를 세우니 음악도 더 간절해지고 결석도 줄어들었다. 3개월쯤 남았을 때 내 마음속에 “이분에게 반지 선물을 하자”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우리 공연을 마무리하고 그때 반지를 주기로 마음먹었다. 매시간 성실하게 나를 가르쳐주시니, 나의 실력도 조금씩 업그레이드되어 갔다. 어디 내세우긴 너무나 훌륭한? 실력이지만 내 가까운 친구들이라면 들어주고 즐겨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과감하게 시도했다. 그렇게 우린 공연을 준비했고, 내 옷과 선글라스를 함께 입고 중고등학생처럼 재미있게 상상하며 무대를 꾸미며 즐겼다.     



  음악을 잘하는 사람이었지만 처음으로 대중 앞에서 노래를 불러본다는 이분은 사실은 나를 돕는 선생님 역할의 자리였지만 마찬가지로 이분께 내가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드린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나의 꿈을 이루어줘서 고맙다고 했고, 그녀도 나에게 자신에게 기회를 주어 고맙다고 했다. 그분은 정말로 자작곡이 많았는데 운명처럼 내 꿈 중에 하나가 음반 제작자가 되는 것이 있다. 나는 오늘 그녀의 자작곡 한곡과 나의 자작곡을 한곡씩 녹음하여 음악 경연대회에 출품했다. 그 자체만으로 우리는 가슴 뛰는 소녀들이 되었고 소리를 질렀고 녹음이 끝난 후 행복한 기분에 가슴이 웅장해졌다.      


  그때 나는 마치 프러포즈하는 남자처럼 편지와 반지케이스를 내밀었다. 당황한 그녀는 이게 뭐냐고, 지금 편지를 읽어봐도 되냐고 물었다. 지금 읽어보고 반지도 껴보라고 했다. 남자친구에게도 받아본 적 없는 반지를 받았다고 너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몇 배는 더 기뻤다. 나는 내가 어린 시절 환경이나 상황으로 인해 꿈을 꾸기가 힘들었을 때 기꺼이 나의 마음을 일으켜 준 누군가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나의 인생목표에 또 한 발자국 다가간다.



  이제 곧 노래를 출품한 대회에서 연락이 올 것이고, 우리는 음반을 제작하겠지. 그리고 웃겠지. 우리가 생각했던 상상했던 일들이 일어났다고. 그리고 그녀는 더 꿈을 향해 날아가겠지. 그리고 나는 기꺼이 그 날개를 펴서 높이 띄워주는 사람이 될 것이다. 다른 사람의 꿈을 응원하는 디딤돌 인생은 참으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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