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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 인생의 일인자 Jul 18. 2023

바다를 사랑하는 어싱스타입니다

방구석무지선 방 밖에서 첫 버스킹을 하다

미친장마의 7월


“비가 내려서 취소되겠죠?”

“비 오면 구경하는 사람들은 어떡해요? 우산 쓰고 보나요?”


첫 단독공연을 한날, 나의 음악 선생님 권눈썹씨가 다음달에 버스킹을 한다고 흘린 말에 일단 나도 끼워달라고 말을 하고 몇 주간 심장이 두 근 반, 세 근 반, “미쳤다, 미쳤어~”를 연신 내뱉었다.

마침 7월은 3일 빼고 매일 비가 온다는 소식, 그리고 비가 많이 오면 버스킹이 취소될 거라는 얘기를 듣고 기분이 묘하게 비가 오기를 바랐다가도 “아니야, 지금 내가 기타를 치기 위해 손톱을 기르고 있으니 어서 버스킹을 하고 손톱을 잘라야 해, 내 일에 방해가 너무 돼 “라며 혼자 내 머릿속에서 두 영혼이 기타를 치고, 말리고 난리가 났었다.



토요일 부산상상마당에서의 공연…….
금요일 마지막 버스킹 연습을 하기로 한날.. 나는 그 연습을 가기에 몸이 너무 피곤했지만 그래도 혹시 내일 비가 안 오면 나는 공연을 서야 하니까(약속을 매우 중요시 여기는 편) 마지막으로 연습을 하고 결과를 하늘에 맡겼다.


공연당일..
비가 안 온다.
하하하
주사위는 던져졌구나.
“나의 이 공기 70%, 소리 30%의 소리를 이제 세상에 선보일 때가 되었구나.”하고 오전에 일을 하고 점심때 나의 듀엣 파트너와 노래 연습을 잠시하고 짐을 챙겨(피크하나, 악보하나) 길을 나섰다.

비가 오지 않는다. 비가 한 방울씩 떨어진다. 비가 그쳤다. 비가 한 방울씩 떨어진다. 날씨가 정말 이랬다 저랬다 한다.
함께 버스킹 하기로 한 팀은 올트랙스라는 스트릿 댄서팀인데 비가 오면 정말 이분들에게 너무나 아쉬운 시간이 될 것만 같았다. 잠시나마 비가 와서 공연이 취소되어 나의 망신살이 뻗치는 일이 없기를 바랐던 나는 마음속으로 용서를 빌었다.

1시간 전에 도착해 리허설을 해보고 시설이 너무 좋은 부산상상마당의 건물외벽에 걸린 요시고의 사진을 보면서 많은 생각에 잠겼다.


내가 핸드폰에 끼우고 다니는 사진



그리고

버스킹 장소 사진




이건 운명이야를 외치며!!
요즘 내가 책을 쓰고 있는 아모르파티의 의미를 되새기며 내게 주어진 인생을 즐기자, 도전하자!! 하며 첫 타자로 출발해 노래를 시작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기타를 배우게 된 계기의 노래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라는 노래를 부르는데 악보가 바람에 휘릭 날아가버렸다. 이미 기타 연주를 틀린 터라 “어머~바람에 악보가 날아갔네요~ 다시 하겠습니다”라고 하며 자연스럽게 악보정리를 하며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자 다행히 그 이후로 눈에 보이는 게 없이 즐기면서 노래를 불렀다.

미리 계획한 대로 노래를 부르고 “안녕하세요, 바다를 사랑하는 어싱스타 입니다”라고 말하고 그 이후는 머리가 하얘져서 “네, 사실 저는 아줌만데요~ 결혼 전에는 기타 치고 사진 찍고 노는걸 참 좋아했는데, 아이를 조금 키우고 오늘 다시 꿈을 이루러 나왔습니다”, 저의 자작곡 “한량의 취미와, 10cm의 그라데이션을 부를 건데요, 아시는 분은 함께 불러주세요~”라고 씩씩하게 인사하며 노래를 시작했고 나의 노래파트너와(husband?) 화음을 쌓으며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며 노래를 불렀다. (아줌마라는 말은 하지 말걸 그랬나? 여러 가지 생각들이 나를 감쌌지만 어쩔 수 없었고~즐겼으니 되었다 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숨이 가쁘고, 기타를 치는 손가락에 힘이 빠지고, 악보를 보는 나의 온 감각이 살아나서 두뇌가 매우 바빴지만 다시 기회가 된다면 또 하고 싶은 매력이 있는 게 공연인 것 같다.
노래를 다 부르고 “지금까지 어싱스타였습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기타를 내려놓고 나오는데 정신이 혼미했지만 우리 권선생님께서 “언니 잘했어요~ 실전 스타일이네~”라고 해서 또 믿고 싱글벙글 이후의 공연들을 즐겼다.

이렇게 하나를 쌓아, 쌓은 돌 위에 하나의 새로운 돌을 쌓고 또 그 돌 위에 새로운 돌을 쌓아서 계속되는 실행과 성장을 통해 나는 실력은 모르겠지만 경험과 나의 그릇들이 커지는 느낌이 들어서 참 행복하다.

행복이란, 몰입, 성장, 나눔, 공헌 등을 통해 이루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아닌 자주 웃는 그런 인생을 살아야지. 그래서 또 새로운 노래들을 만들고, 새로운 글을 쓰고 기록하고 혼자 보더라도 킥킥거리며 즐겨야지. 그게 바로 인생이니까. 아모르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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