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웃으나 우나 같은 상황이면 웃으면서 삽시다 그리고 그렇게 심각하게 살면 뭐해요? 얼굴에 주름이나 지지
나는 꽤나 단순한 사람이다. mbti로 말할 것 같으면 esfp와 estp가 1점 차이로 왔다 갔다 하는데 f가 사람냄새가 좀 더 나는 것 같아 f로 살려고 조금 노력하는 편이다. esfp 이들의 성향은 고민이 있다가도 그날밤에는 잊고 잘 잔다고 한다. 이들의 특성을 알기 전에도 나는 나를 떠올릴 때 좀 단순한 편이고 귀가 얇아서 다른 사람의 말에 영향을 잘 받는다고 생각을 하긴 했었다. 그래서 또 너무 심각한 사람과는 어울리지 않고 별로 어울리고 싶지도 않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장르는 로맨틱코미디이고, 인생을 시트콤처럼 매순간순간 예능에서 신동엽과 대화하듯이 웃음을 팡팡 터트리면서 대화하는 게 너무 좋았다. 뇌에서 어떤 재밌는 농담들이 떠오를 때 그 농담을 하면 사람들이 마구 웃는 게 너무 좋았고 그럴 때마다 나의 뇌는 풀 가동 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누군가를 웃기는 게 좋았고 개그맨이나 예능 프로그램 MC가 되고 싶었다.
그러한 나의 성격들도 아이가 아프면서 몇 년간은 침울하고 무기력한 시간들을 보냈었다. 그때도 약간 비관적이고 허무한 개그로 나의 처지로 웃을 일을 만들기도 했었는데, 그때 나의 심리치료사는 인생의 어려움에 있어서 유머로 승화시키는 게 고차원적이라고 나를 위로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라면 포기할 것은 빨리 포기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기에 나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포기하고 넘어가려고 한다. 아이가 아파서 죽을 고비를 넘기고 자폐 진단을 받았을 때, “그래 살아서 우리 곁에 있는 게 어디야~”, 아이가 편식이 심해 밥만 먹을 때 “그래 밥을 먹을 수 있는 게 어디야, 스스로 밥 먹는 게 어디야~~”, 아이가 배변 실수를 했을 때 “실수한 것 외에는, 스스로 화장실 가는 게 어디야?” 항상 “어디야?~ WHERE ARE YOU?" 화법을 쓴다.
나의 단순함으로 찾아낸 수만 가지 감사함과 “웨얼아유”화법으로 나의 삶은 즐겁고 웃을 일이 가득하다. 지금도 글을 쓰면서 이 글을 다 쓰고 오늘도 무탈히 잠자리에 들 수 있어 감사하고 이런 좋은 이야기들을 쓰고 나눌 수 있음에 감사하고, 내가 도움을 직접적으로 줄 수 있는 한 500명의 사람들이 있음에 감사하고, 매일 나에게 많은 것들을 물어오는 분들 덕에 나의 뇌를 쓸 수 있음에 감사하고, 오늘 저녁에 닭똥집을 먹을 수 있음에, 24개월 막내딸을 자전거에 태워 밤마실을 다녀올 수 있어 감사하고, 모든 것에 감사하다. 결국 마음에 감사와 여유가 있는 사람이 유머가 있고, 타인의 유머를 듣고 웃을 수 있고, 최후에 웃는 사람보다 자주 웃는 사람이 챔피언이다. 지금 얼굴에 인상을 잔뜩 쓰고, 세상짐을 혼자 모조리 짊어지고 있을 것 같은 표정으로 이 글을 읽는 사람이 있다면 고마~웃으세요~~ 웃어야 복이 옵니다~~ 근데 그 말이 진짜로 맞습데이~~!!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