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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예강 Nov 10. 2019

029. 새겨울, 얼음강

  혹시 셋 리스트에 없을까 봐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만약 그렇다면 너무 서운할 텐데 그런 마음으로 두 시간 동안 기다린 새겨울은 앵콜이라서 다행이나 그게 아쉬워서 어쩔 수 없이 새겨울이니까 새겨울에 내내 꺼내 들어야지 싶어 플레이리스트에 걸어 두고 집으로 향하는 밤 버스 안에서 홀로 다시 앵콜을 청하는데 어제의 가사가 오늘의 것과 다를 리 없는데 왜


  우리도 그들처럼 죽음 같은 일 년 긴 잠을 자다가 깨어났을 때쯤

  푸르른 새 잎사귀와 분홍빛 꽃을 다시 새로운 시작

  

  타임슬립이 가능하다면 잠시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서 메이트와 보드카레인 콘서트만 딱 보고 돌아오고 싶다. 보드카레인은 정말 요원한 것 같지만, 메이트는 오늘처럼 정준일 콘서트에서 한두 곡이라도 들을 수 있다면.


  그리고 얼음강, 좋다.




  그저께가 입동이었다. 맞춘 건 아닌데 그날 전기담요를 처음 개시했다. 굵게 짜인 니트와 목이 긴 양말은 이미 꺼내놓았고 주문한 귤 한 박스도 곧 도착했다. 겨울은 이렇게 쉬이 오는데, 떠날 때는 그렇지 않겠지. 한 해의 시작도 겨울이고 끝도 겨울인 북반구가 이토록 지난한 겨울을 견디는 동안, 그만큼, 적도 아래에서도 여름을 참아 내는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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