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주부터 사람들이 거의 출근하지 않았다. 리더들도 안오고 굉장히 여유로운 사무실 분위기이다. 이럴 때 회사에서 놀아야지. 라고 생각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거나 노가리를 까는 연말 분위기이다. 이럴 때일수록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기 좋은 시기라 바빠지는 손놀림. 오늘은 텅 빈 사무실에 앉아, 24년 리뷰와 25년 계획수립을 해 볼 예정이다.
그 어느 연말보다 연말같지 않은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좋은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어느때보다 침착하게 매일 매일 할 일들을 해나가고 있는 느낌이다.
-6:00 일어나서 씻기 (찬물샤워)
-7:00 출근길 독서 (오디오북)
-8:30 등원 및 출근
-12:00 영상편집(월화)
-5:00 영상편집(월화)
-6:30 퇴근 및 하원
심플해보이지만 여기에는 나름 치열함이 있다. 우선 언급되어 있지 않은 모든 시간은 회사&육아의 매우 집중된 시간이다. 새벽부터 등원까지는 그야말로 초긴장상태이다. 잠자는 아이들을 들쳐엎고 나와, 회사가서 씻기고, 옷입히고, 빵도 먹이고 등원시킨다. 끝까지 집중해서 등원까지 큰 이슈없이 성공시켜야만 한다. 이것은 굉장한 집중력을 요하는 일이다. 나는 매일 아침 굉장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잠들어 있는 아이들을 태우고 갈때는 한치의 오차도 없이 이어폰을 꼽고 오디오북을 듣는다. 나는 이 바쁘지만 촘촘한 루틴이 꽤나 맘에 든다.
유튜브 롱폼 편집 알바를 하고 있다. 배우고 싶어서 도전해보았다. 영상편집은 20분영상에 2시간반이 소요된다. 20분영상을 1시간안에 편집할 수 있도록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목표이다. 때로는 주어진 시간안에 하지 못해서 새벽 3시까지 하기도 한다. 주로 월,화에 일을 쳐내려고 한다.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이기 때문에 수,목,금은 버퍼로 둔다. 단순 노동이라 할수 있지만, 정석대로 가기로했다. 직접 해보기. 결국엔, 나의 스킬로 만드는 것이 목표며, 나중 남편 사업 유튜브채널을 위해서 사용할 예정이다. 스스로 하라고 했으면 절대 못할 일이다. 돈 받고 하는 알바라서 책임감에 하게된다. 돈보다는 일부러 루틴화 시켜려고 만든 일이다.
그 외, 수목금 점심시간은 버퍼이다. 회사 사람들과 밖에 나가서 점심을 먹을수도, 갑자기 처리해야 하는 일이 생길수도, 관공서에 가야할 수도, 아플 수도 있다. 물론 블로그도하고, 브런치 글도 쓰니까 항상 바쁘다.
여러 루틴을 해봤다. 나는 욕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하고싶은게 불쑥 생겨나기 때문에 많은 task(할 일)이 생기게 되었고, 이를 계획에 반영해 두면 점점 일들이 쌓여지게 되는 습성이 있었다. 그래서 기본적인 루틴을 지켜나가기 위해 아주 “치열하지만 심플한 루틴”을 고수하며, 많은 버퍼 시간을 만들어 두어, 중간 중간 생겨나는 ‘할 일’들을 쳐내는 형태로 최적화가 되고 있다. 이렇게 나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각자 자기에게 맞는 스타일이 있을 것이다. 이 과정은 그것을 찾아가는 여정이며, 여기서 10대 때의 나보다는 조금 더 자기객관화가 되어가는 30대의 나를 볼 수 있다.
다시 남편 사업 얘기로 돌아와서,
연말이라고 설레거나, 안설레거나, 느슨해지거나, 하지가 않다. 그저 또 다른 루틴의 연속일 뿐이다. 이 작은 쌓임이 주는 안정감이 싫지가 않다. 루틴 속에 다져지는 단단한 힘이 생각보다 굉장히 강하게 나를 안정시켜 준다. 남편은 이제 회사라는 울타릴 벗어났다. 그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곳을 나처럼 “치열하지만 심플한 루틴” 속에서 찾아나가길 바라며 이 글을 남편에게 바친다.
내일은 2025년 새해 1월 1일이다.
새해에도 또 글을 써서 기록하겠지만, 우리집에는 고유의 문화가 있다. 바로, 새해 목표공유회. 그 때 남편이 간략하게 사업계획을 공유한다고 했다. 나도 25년나의 목표를 공유하는 자리를 갖기 위해, 12월 마지막날인 31일. 텅 빈 사무실에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계획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