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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설 Dec 14. 2022

부조리한 삶 속에서

나를 아끼고 온기를 전해주는 일에 대하여


우연하게도 여러 명의 내담자들이 공통된 주제를 이야기할 때가 있는데, 한동안 그것은 '죽음'이었다. 배우자의 죽음, 부모님의 죽음, 사고로 인한 죽음의 목격 등등.


죽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인간은 별 도리가 없다. 죽음을 앞둔 사람이든, 그걸 지켜보는 사람이든, 예견된 죽음이든, 아니든. 아무리 건강 관리를 잘 해온 사람이라 해도, 코 앞에 닥친 죽음 앞에서는 아직 걷지 못해 도망갈 수 없는 어린 아기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인생은 참으로 부조리하다.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야 하는데, 노력의 정도와 결과물이 항상 비례하지는 않는다. 덜 노력한 사람들이 더 잘 살기도 한다. 모든 이야기가 권선징악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부조리한 삶 속에서, 예상치 못한 불행과 고통이 찾아오기도 하는 삶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자신에게 좋은 것들을 골라주는 일. 좋은 음악을 듣고, 냄새만 맡아도 행복해지는 빵집에 가고, 안온한 자연 풍경을 보는 일. 오늘도 수고한 내 몸에 향이 좋은 바디로션을 듬뿍 바르고 따뜻한 차를 마시며 마음을 고요하게 만드는 일. 나와 마음의 결이 잘 맞는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일.


부조리함 속에서도 나 자신에게,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온기를 전해주자. 그래야 우리는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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