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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설 Jan 25. 2023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수용하기 위해서



살면서 크고 작은 문제에 부딪혔을 때 우리가 해야 할 건 '어쩔 수 없는 상황은 수용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하기'. 다른 말로 말하자면,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은 내버려 두고 통제할 수 있는 것에만 노력을 쏟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니 간단해 보이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수용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가 않습니다. 그것들에 자꾸 신경이 쓰이고 미련이 남아, 마치 질퍽거리는 진흙 속에 두 발이 빠진 것처럼 휘청거리다 보면 변화시킬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할 만한 여력이 남아있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쩔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고 수용하기 위해서는 그 아쉽고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을 충분히 이야기하고 공감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더 이상 미련이 남지 않을 때까지요. 그러다 보면 그 자리에 내려두고 나의 길을 갈 수 있게 됩니다. 

얼마 전 개업 강의를 했을 때 예상치 못한 질문을 받았습니다. 바로 장기 상담을 잘 할 수 있는 노하우였는데요. 제가 심리 상담을 잘한다거나 누군가에게 노하우를 알려줄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 질문은 참 당황스러웠습니다. 대부분의 심리상담가들은 자신이 미처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집중하기가 쉽기도 하거니와, 아무리 경력이 쌓인다 하여도 내담자들은 각기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심리 상담은 늘 어려운 일이니까요. 그때 그 질문에 제가 대답한 것은 '내담자들을 향한 진심 어린 마음과 태도'였습니다.

저의 오랜 내담자들의 상담 시간에 내담자들은 문득 이런 얘기를 하곤 합니다.

'예전보다 옅어진 상처가 신기해요.'

'당사자가 내 상처를 알고 용서를 구하거나 위로한 게 아닌데도 변할 수 있네요.'

내담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내담자를 소중히 여기는 태도. 그 진심 어린 마음이 내담자들에게도 전달되어 변화가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수용할 수 있는 마음, 그러한 마음의 변화는 그 사람을 향한 진심 어린 마음과 공감적인 태도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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