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타래가 엉켜있다면 잘 풀어야 한다. 그래야 뜨개질을 할 수가 있다.
엉켜있는 실타래를 풀다 보면 꽉 매인 매듭이 생기기도 한다. 아무리 손톱으로 그 매듭을 풀려고 애쓰고, 바늘을 이용해서 매듭 사이를 파고 들어가 보려고 해도 끌러리지 않는 매듭이 있다. 매듭을 그냥 두자니 자꾸 신경 쓰이고 뜨개질을 망친 것 같다.
그렇지만 매듭을 그대로 두고 뜨개질을 계속해 나가다 보면 편물 사이에 매듭이 숨겨져 보이지 않게 된다. 어디에 매듭이 있었는지조차 찾을 수가 없다. 흠이라고 생각했던 그 매듭이, 망쳐버린 것 같았던 그 매듭이 사실은 풀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는 것이었던 거거다.
우리는 고통을 해결하려 애를 쓰지만, 해결할 수 없는 고통이 있다.
해결할 수 없는 고통에 온갖 마음을 다 쏟다 보면, 진이 빠져 진짜 삶을 살아가지 못할 수 있다.
엉켜있는 실타래를 푸는 정도까지만 애를 쓰고 매듭은 그냥 둔 채 삶을 살아가보자.
삶을 살아가다보면, 어쩌면 그 고통이 어느새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마치 편물 사이에 숨겨져 있는 매듭처럼 말이다.
(취미 삼아 뜨개질을 하면서, ACT 책도 공부하고 있는 요즘. 상담 시간에 떠오른 단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