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릇일까 병일까
나에겐 안 좋은 버릇이 하나 있다. 손을 물어뜯는다. 단순히 손톱을 뜯는 걸 떠나서 손톱 옆에 있는 살점도 뜯어버린다. 그렇다 보니 손을 뜯어서 피가 나기 일쑤라 주변에서는 마흔 넘어서까지 손 뜯냐고 한소리씩 하곤 한다. 수시로 아플 정도로 뜯어서 피가 나는 건 일도 아니다. 근데 왜 그러냐고? 나도 모른다. 그냥 습관이고 나도 모르는 사이 뜯고 있다. 뜯다 보면 멈출 수가 없고, 이미 내가 손을 뜯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려도 멈춰지질 않는다. 정말 지독한 버릇이다.
언제부터 손을 뜯었을까 생각해 보면 꽤 어렸을 때부터였던 거 같다. 소위 말하는 애정결핍인 것 같다. 그렇게 화목한 가정에서 자라질 못해서 그랬을까, 아니면 항상 뭐가 불안했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손톱에 때가 끼면 그걸로 친구들한테 놀림을 받을 것 같아 손톱에 있는 때를 제거하려고 뜯기 시작했었다. 첨엔 그 사이에 있는 때만 빼려고 했었겠지만 워낙 흙을 많이 만지고 놀고 그랬기 때문에 쉽사리 제거가 되지 않았을 테고, 그래서 손톱을 물어뜯어 제거를 한 것 같다. 그렇게 어릴 땐 손톱만 뜯었었는데, 고등학교 되서였나 그때 손톱 아래에 붙어 있던 일어난 살들이 보기 흉해서 집어 뜯기 시작했다. 그걸 깔끔하게 잘라냈어야 하는데 집어 뜯으니 피가 나고, 또다시 일어나고의 반복이 됐던 거 같다. 거기다 그걸로 모자라 성인이 돼서는 손톱 주변에 있는 살들을 뜯기 시작했고, 뭐가 걸리기만 하면 뜯어대기 시작했으며 손에 피가 나지 않는 적이 드물게 되었다.
뭔가 불안할 때, 생각이 많을 때, 걱정이 많을 때, 심심할 때 뜯게 되는 거 같은데 이 버릇이 나 자신도 좋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에 20~30대 때는 네일아트를 하면서 덜 뜯었다. 하지만 손톱이 얇아지고 네일을 안 하기 시작하니 또 뜯기 시작했고 그게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내 손톱은 길어 본 적이 없다. 항상 이렇게 짧은 상태... 네일 할 때도 연장을 해서 네일을 했었다.
근데... 저기 나와 똑같이 생긴 작은 딸이 뜯고 있다.
뜯지 말라고, 왜 뜯냐고 해도 자신도 모르게 뜯고 있는 내 딸.
생각해 보니 딸아이도 마찬가지로 언젠가부터 손톱깎기로 손톱을 깎아준 적이 없는 거 같다.
아주 어릴 때 빼고는 내가 깎아주질 않았던 거 같다. 혼자서 깎은 거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전혀 아니라는 건 나도 알고 딸도 안다. 나야 어릴 적 환경이 그래서 그렇다 할 핑계가 있지만 도대체 너는 왜?? 너도 애정결핍인 거니?
많이 사랑해주고 있다 생각하는데 사랑이 부족한 건가, 아니면 나도 모르는 뭔가로 인해 이런 버릇이 생긴 걸까...
어느 날 작은 딸이 나에게 물었다
"엄마 손톱은 왜 이렇게 짧아? 손톱이 안 길어?"
이 물음에 답할 수가 없었다. 차마 나도 너처럼 손톱 뜯어서 그래라고 말을 못 하겠던...
손 물어뜯는 버릇은 버릇인 걸까? 아님 병인 걸까?
과연 내가 딸아이에게 손 뜯지 말라고 할 자격이 있는 걸까...
그래도 하지 말아야 할 건 하지 말아야지. 넌 내 딸이 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