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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마의유혹 Sep 18. 2024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것.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부모라면 내 아이가 잘 되길 바라지, 잘 되지 않길 바라는 부모는 없다. 종종 뉴스나 이슈가 되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은 단지 표현의 방식이 다르고, 잘 못 되었을 뿐. 분명 내 자식이 잘 못되길 바라서 그러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맘카페가 생겨난 이유도 조금이라도 엄마들끼리 내 아이를 위해 좋은 정보를 공유하려고 생겨난 것이며, 그 속에서 또 하나의 맘충이라는 단어와 함께 사회적인 문제가 생겨난 것도 분명 똑같이 아이를 위한다는 맘에서 하는 행동들이 상식을 벗어나고, 어긋난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있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 아닌가. 그들의 문제점은 내 자식을 위하는 만큼 다른 사람들도 존중하고, 피해를 주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데 그런 것 없이 그저 나와 내 자식만 생각했기 때문에 (그런 행동들이 내 자식을 위한 행동이 아니라는 걸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런 비속어가 생겨난 것 같다.


 나는 두 딸아이의 부모로 내 아이들을 위해 희생과 노력을 하며 끝없는 관심이 주면서 살고 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문제들에 부딪히고 실수하고 깨달으며 하나하나 배워가고 있다. 부모라면 응당 내 아이가 나보다 더 나은 삶, 좋은 삶을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모든 것을 해주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가. 


 내 아이가 생겨나기 전엔 무조건 나를 위한 삶을 살았다. 맛있는 음식, 예쁜 옷, 재미있는 취미 등 다 나를 위해 돈과 시간을 썼고 나만을 생각했다. 그땐 나만 생각하면 되니까 당연한 일들이었다. 그렇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나서부터는 모든 것이 다 아이의 것이었고 나의 시간과 돈 그리고 삶도 내 아이의 것이 되었다. 옷도 음식도 취미도 공부도 모든 것이 다 내 아이가 먼저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로 내 아이의 스케줄에 따라 하루를 움직이고 있다. 그렇게 아이들을 위해 살고 있는데 성장기, 사춘기가 되니 자기주장들이 강해지며 종종 반항을 할 때는 배신감과 허무함이 든다. 너무 아이들만 생각하며 살지 말라고, 너 자신을 위해 살라고 얘기를 하는데, 난 내 아이들을 위해 사는 게 내가 사는 이유기 때문에 너무 기대려고만 하지 않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고 있다. 

 그래도 언젠가 내 품에서 떠날 때 스스로 잘 살 수 있는 길을 알려주고, 힘을 기를 수 있도록 해줘야 하기 때문에 그 시작의 가장 기본이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도록 강요 아닌 강요를 하곤 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의 공부는 살아가는 데 있어서 너무나도 기본적인 것인 것이고, 또한 내 아이들이 하기 싫은 걸 하면서 사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걸 하고 살 수 있도록, 즉, 행복하게 즐겁게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우리 아이들은 습관이 잘 잡혀 있는 편이다 보니 크게 공부에 관해서 잔소리를 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래도 애들이다 보니 가끔 하기 싫을 때도 있고, 미루고 싶을 때도 있는지라 내 눈에 별로 안 하고 싶어 보일 때면 하는 잔소리가 있다.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는 네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기 위해서야."


 지금 내가 가장 후회하는 것 중 하나가 학창 시절에 조금만 더 공부할걸... 아마 나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후회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때는 몰랐지만 다 크고 나서 나이 들어 되돌아보니 그때가 가장 좋았을 때고, 그때 공부를 했더라면 또 다른 인생이 있었을 거라는 걸 알기 때문에 나의 아이들만은 후회하지 않게 하기 위해 잔소리를 하게 된다. 지금 공부를 해두면 나중에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하기가 더 수월할 거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어쩌면 아이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을 수도 있고,  알면서도 하기 싫은 것일 뿐일 수도 있다.


 우리 아이들은 정말 하고 싶은 게 많다. 어릴 땐 어려서 그렇겠지 했는데 크면서도 똑같이 하고 싶은 게 참 많다. 작은 아이(유치원생도 아니고, 초등 저학년도 아닌데...)는 꿈이 하루에 12번도 더 바뀐다. 큰아이는 뭐든 다 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큰아이가 자꾸 이거 하겠다, 저거 하겠다 할 때면 하는 건 좋은데 이도 저도 안되게 건들기만 하지 말았으면 한다라고 얘기하곤 한다. 하고 싶은걸 다 하게 해주다 보면 시간이 부족하게 되고, 부족한 시간 안에 그 모든 것을 다 하려다 보면 뭐 하나 빼먹거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게다가 공부할 시간까지 쪼개서 하게 되니 엄마 입장으로선 속이 터진다. 물론 본인이 더 힘들고 속상하다는 걸 알면서도 잔소리를 하게 되고 듣기 싫은 소리까지 하게 되는 게 수순인 것이다. 특히 공부는 꼭 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하기 싫은 게 되는 것이고 왜 꼭 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의문까지 들게 된다. 분명 왜 해야 하는지 알려줬음에도 불구하고...


 나 역시도 꼭 해야 하는데 하기 싫어서 미루고 있는 것이 있고, 하고 싶지만 여러 가지 여건상 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살다 보니 하고 싶다고 다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하기 싫다고 다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기에 이제는 그거 그대로 받아들이며 살고 있다. 

 공부를 하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하기 싫은걸 억지로 안 해도 되는 경우는 줄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공부를 꼭 해야 한다고 이야기를 해준다. 받아들였는지, 이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조언(?)을 하고 있다. 어찌 보면 나에게는 이런 말조차도 하기 싫은 일이고 아이들에게도 듣기 싫은 말일 텐데... 요즘 큰아이의 입버릇이 '알아서 할게'인 것처럼 내가 이런 이야기를 안 하고도 알아서 해줬으면 하는데 참으로 쉽지 않다.

 

살다 보니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것,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것의 연속이다. 정말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사는 건 어려운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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