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의 결실
누구나 잘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으며, 최고가 되길 원한다. 나 역시도 그런 적이 있었고 지금도 그럴 상황이 되면 그런 마음들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우리 딸들은 욕심이 많다. 몇 번 언급을 했지만 정말 하고 싶은 것이 참 많은 아이들이다. 특히 큰 딸은 자기가 할 수 있는 건 웬만한 건 다 해야 직성이 풀린다. 하지만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할 수 있는 것도 한정이 되어 있다. 그 와중에도 최대한 하루를 쪼개서 살고 있는데 문제는 그렇게 여러 가지 일을 하려다 보니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러니 하나하나 완벽하게 못하는 건 당연한 결과다. 그렇지만 아이는 그 결과를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항상 잘하고 싶은데 잘 안되면 속상해하고, 결과가 맘 같이 나오지 않으면 또 속상해한다. 최근엔 학교 핸드볼부에 들어갔는데 핸드볼의 ㅎ자도 모르는 애가 하려니 못할 수밖에... 나름 열심히 노력한다고 노력하긴 하는 거 같은데 이게 하루아침에 잘 되는 것도 아니고, 또 연습을 할 수 있는 시간도 많지 않으니 발전 속도가 더딘 거 같다. 그것뿐 아니라 공부도 해야 하고, 학교 축제 준비도 해야 하고, 바이올린도 해야 하고... 아무도 하라고 떠밀지 않았는데 다 벌려놓으니 시간이 없어도 너무 없다.
그래서 속상해할 때마다 위로를 해준다고 해주는데 크게 위로가 되는 거 같지는 않다. 그저 아이는 자기가 도전을 하는 것에 대한 결과가 빠르고 좋게 나오길 바라는 것 같다. 솔직히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그게 가능했다. 운동신경도 제법 있는 편이고, 뭐든 좀 빠릿빠릿한 편이라 공부도 운동도 그 밖에 것도 제법 좋은 결과들을 보여줬다. 하지만 중학생이 된 이후로는 그렇게 뭐든 쉽게 쉽게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공부 같은 경우는 난이도가 달라졌기 때문에 전처럼 잠깐잠깐 한다고 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게 아니었고, 운동도 이미 우리 딸보다 먼저 시작하고 열심히 한 애들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신이 너무 못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다. 마냥 긍정적이었던 딸에게도 부정적인 마인드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난 항상 똑같은 말을 해주곤 한다. 걷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뛰려고 하냐고, 걷는 걸 먼저 해야 달리기도 할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러니 너무 속상해하지 말고 좀 더 노력해 보자고...
생각해 보면 나도 항상 걷기도 전에 달리려고 했던 것 같다. 어쩌면 지금도 나도 모르게 달리려고 하고 있을 수도 있겠다 싶기도 하고... 솔직히 다시 시작하려면 어디서부터 다시 시작해야할지 모른다는 핑계로 그랬던 거 같기도 하다. 이미 답은 알고 있으면서 말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조급해하지 말고 한발 한발 내딛는 연습부터 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되겠지. 언젠간 목표에 도착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