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학부모 연수
작은 딸 초등학교에서 위의 주제를 가지고 학부모 연수를 했다. **초등학교 전 교장선생님께서 강연을 해주셨는데 말투가 굉장히 차근차근하면서 차분한 성격의 분이라는 걸 느꼈다.
처음엔 크게 관심을 갖지 않고 듣기 시작했다. 솔직히 아 지루하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굉장히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내용이고 도움이 되는 내용이라 처음과 달리 집중하고 듣게 되었다. 비록 아이 픽업시간이 다 되어서 끝까지 강연을 듣진 못했지만 약 한 시간가량의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유익했고 도움이 된 것 같다.
오랫동안 몸 담아왔던 교정에서 은퇴를 하시고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은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하는 것이었고, 그걸 바로 실행에 옮겼다고 한다. 약 800km의 거리를 35일간에 걸쳐 횡단했다고 그렇게 하고 나니 너무 뿌듯하고 행복하셨다고 한다. 실행력도 멋있으신데 그 연세에 이런 도전을 하셨다는 게 정말 존경스러웠다.
교장선생님의 강의의 시작은 '꿈'이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횡단하신 것도 꿈 중의 하나였으며, 은퇴를 한 지금도 끊임없이 하고 싶은 게 많고, 꿈이 많다고 하셨다.
강의를 들으면서 내 아이들의 꿈은 무엇인지 생각해 봤는데, 다행인 게 우리 딸들은 하고 싶은 게 참 많다. 요즘엔 없는 아이들도 많다고 하는데 없는 것보다 많은 게 당연한 거라는 생각에 아 우리 딸들은 고맙게도 하고 싶은 게 많고, 꿈이 많은 아이들이구나 싶었다.
<다양한 경험, 체험하게 하기>
-내가 '꿈'과 관련된 (혹은 좋아하는)
박물관이나 전시관 탐방하기, 혹은 체험프로그램 2회
-부모님이 경험시켜 주고 싶은 것 정해서
박물관이나 전시관 탐방하기 1회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면, 취미생활로 유지해 보기
-내가 좋아하는 주제의 책 3권 이상 읽기.
<자신감 갖게 하기>
-가족별 칭찬목록 10가지씩 써서 냉장고 앞에 붙이기
-가족별 셀프칭찬 10가지씩 써서 냉장고 앞에 붙이기
-잘하고 싶었는데 잘 되지 않았던 것 두 가지 해보기
-일주일에 한 번 셀프 칭찬일기 쓰기
-집안일 중에 할 수 있는 것 하나 정해서 실천하기
그리고 교장선생님께서 하신 말씀 중 하나가 꿈 목록을 작성해 보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조용히 나의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보았다. 처음엔 한 줄 적기가 힘들었는데 적다 보니 하나하나 자꾸 늘어나는 것이 '아, 나 생각보다 꿈이 많았구나', '하고 싶은 게 많았구나.' 싶으면서 이 꿈목록의 꿈들을 하나하나 실현해 가는 모습을 상상하니 설레기까지 했다. 나의 꿈목록에는 나 혼자 하고 싶은 것도 있고, 신랑이랑 둘이 하고 싶은 것도 있고, 아이들과 하고 싶은 것들도 있는데 왠지 모두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도 생겼다.
아이들도 한번 적어보라고 해야겠다.
그리고 끝까지 강의를 듣진 못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주도성이다. 특히 요즘 아이들은 주도성이 적은 경우가 굉장히 많다. 나 역시 우리 두 딸들에게 뭐든 걸 해주고 싶었기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주다 보니 어느 순간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그래서 최근엔 하나둘씩 스스로 할 수 있게끔 유도하고 도와주고 있으며, 그렇게 해서 주도성을 가질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전에는 뭘 한다고 목표를 잡으면 내가 항상 도와줘야 했는데, 이제는 제법 나의 손길 없이도 스스로 잘하고 있는 게 눈에 보인다. 그리고 이제는 무언갈 하기로 했으면 그 목표를 내가 끝까지 해낼 수 있는지, 최선을 다할 수 있는지 등도 생각해 보고 도전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해 줬다. 워낙 이것저것 다 하고 싶은 아이라 무작정 도전하고 스스로 혼자서 다 감당하기 힘드니 내가 도와줬는데, 이제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선에서 할 수 있는지 꼭 생각해 보자고 이야기했다.
이렇게 주도성을 갖게 해주는 것이 한편으로는 벌써 내 품을 떠나는 것 같아 섭섭한 맘도 든다. 하지만 내 아이를 위해서, 내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 내 아이의 행복을 위해선 이게 맞는 것이니 나도 이제는 한 발짝 떨어져서 지켜보는 연습을 해야겠다. 하나하나씩 해 가는 게 중요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