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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쌤 Jun 05. 2023

마흔에 하는 사람 공부

'나'에 대한 성찰로부터.


 "예수님도 안티가 있고, 공자님도 안티가 있는데, 내가 뭐라고 모든 사람이 다 나를 좋아하기를 기대하겠는가. 교육 사업이란 걸 하고, 내 고객들의 반인(반은 아이들) 학모님들을 상대하면서, 어찌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겠는가."


내가 멘탈을 부여잡기 위해, 애써서 하는 생각이다.



몇 년 전에 통화로 상담 중에 '불쾌하네요.'라는 말도 들어봤다. 내 수업에 아이를 보내고 싶어 하는 감사한 일 중에 생긴 오해였고, 구구절절 말해서 내 오해를 풀자면 여러 사람이 상처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 잠깐 고민했으나 그냥 내가 좀 오해를 받기로 선택하고 끝낸 일이 있었다. 최대한 끝까지 친절한 태도와 평정을 유지하려 애썼다. 얼굴이 붉어지고 눈물이 핑 돌았지만, 큰 숨 몇 번 들이마시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한 이틀쯤 마음이 힘들었다. 그때도 그 말을 주문처럼 되뇌었다.


그래,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는 일이지. 살다 보면 이런 일도 있는 거지. 억울한 일도 참아낼 수 있어야 어른이지. 내가 좀 손해 보는 일이 여러 사람이 편할 길이라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내가 아니까, 그렇게 하자고.


내 부서질 거 같은 멘을 부여잡느라,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욕 좀 먹는다고 어찌 되지 않는다고 나 스스로를 다잡았었다. 나의 유리멘탈이 조금씩 단단해져 가는 과정이었다.




말을 좀 함부로 하는 사람을 보았다. 그 사람이 내가 되뇌는 저 말들을 했다.


 "나 욕하는 사람 많아요. 뭐, 내가 어떻게 다 만족시키겠어. 내가 좀 말이 세긴 하는데, 뭐 그거에 그리 발끈 들을 하는지.. 참 나."


고의로, 또는 모르게 타인에게 말을 막 하면서 상대가 상처 받든 말든 내 상관할 바냐, 나는 원래! 성격이 그렇다. 나는 원래! 그런 거 신경 안 쓴다. 나는 원래! 직설적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을 보고 있자니 심히 마음이 불편했다. 내가 멘탈 관리를 하겠다고 마음속에 되뇌는 말들을 그 사람 입에서 이런 식으로 들으면서 나를 돌아보았다.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금방 잊어버리는 것은 뒤끝이 없는 게 아니라 무신경한 것이. 자주 내 말들이 타인들에게 상처를 주는 줄 알면서도 개선의 여지없이 계속 고수한다면 관계를 유지할 의지가 없는 이다.


요즘 나의 프레임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에 왜곡이나 아집은 없는지, 내가 미처 보지 못하는 세상은 없는지 말이다.


보기에 불편한 사람들이 많아져 가는 것이, 한 두 번 보고 사람을 잘 믿않는 것이, 세상을 보는 통찰력이 생기는 건지, 내 단단한 기준으로 세상을 노려보는 꼰대가 되어가고 있는 건 닐지 생각한다.




'둔감력'이라는 단어가 새로 눈에 들어온다. '둔감'이라는 단어에도 '력'을 붙여 훈련해 길러야 하는 감각이 된다는 새로운 깨달음에 머리가 시원했다.


나는, 아니 누구나 특정 분야의 둔감과 또 다른 특정 분야의 섬세함을 가지고 살아간다. 나는 '감정'에 예민하고 세심한 편이며, 그 외의 일들에는 둔감한 편인 듯하다. 예를 들자면, 관심 있는 사람들 마음의 작은 변화들을 잘 캐치하는 편이다. 어쩔 땐 좀 과해서 내 마음을 힘들게 하기도 하는지라 이럴 점에서 둔감력을 좀 기를 필요가 있겠다 싶다. 그에 비해, 세상의 일들에는 또 둔감한 편이다. 사고가 났다거나 처리해야 할 일들이 많다거나 하는 등의 일에는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하면 되지, 뭐 살다 보면 이런 일도 저런 일도 있지 하고 잘 넘기는 편이다. 내가 예민한 건 '감정과 마음'이다. 이렇게 글로 적고 나서야 나의 예민한과 둔감함이 정리가 된다.


마흔이 넘어서야 하는 '사람'공부에는 역시나 '나'를 통찰하는 것이 우선이다. 완벽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럴 수도 없지만 내가 무엇에 강하고 무엇에 약한지, 무엇에 스트레스를 받고 무엇에 의해 행복한지를 알아야, 후반부로 가고 있는 나의 삶에 성공과 평온함이 깃들 것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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