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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쌤 Apr 25. 2023

워라밸 같은 소리. 풋.

조언을 구합니다. 책 신이시어!!

인생의 수많은 선택의 연속이며, 선택하지 않은 것에 미련을 두며 살 것인지, 선택한 것이 옳은 것이 되도록 애쓰며 살아갈 것인지 순전히 각자의 몫으로 주어지는 것이다.


그러니 선택을 할 때 어떤 것에 기준을 두는지, 어떤 사람 또는 무엇에게 조언을 구하는지는 삶에 큰 영향을 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늘 저녁으로 볶음밥을 먹을지, 삼겹살을 먹을지 같은 일회성 고민이 아니라, 한 번의 선택이 꽤 크고 넓은 영향을 끼치게 되는 고민일 때, 고민의 깊이는 깊어지며 결정을 쉽사리 내리기도 힘들다. 혼자 도저히 답을 모르겠을 때 누구에게 조언을 구하는가.


나는 주장이 세기보다는 외려 순종적인 인간에 가까워 보이나, 고집이 있다. 고1 때 자유 선택이던 동아리 활동은 절대 안 된다고 입학 전부터 못을 박아버리신 아빠의 호통에도 나는 내 맘대로 중창 동아리에 3차까지 면접을 보고, 낮지 않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했으며,  몇 날 며칠을 우기고 우겨 결국 반 허락을 받고(엄마에게만) 기어코 중창 동아리에 들어갔다. 그 다이믹한 동아리 활동을 기똥차해내느라 막 성적도 떨어지고 그랬던 전적도 있다. 부모님 말씀도, 그렇다고 남편 말도 뭐 잘 듣지 않는다. 내 마음이 움직여야 한다. 물론, 후회도 내 몫이다. 조용한 고집쟁이라고 할까. 큭.


그런 내가 책을 가까이하고부터는 그 조언을 책에게 구한다. 무슨 점을 보듯이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딱 읽어 보기도 한다. 그 세상에서 어떤 일보다도 어렵다는 육아를 할 때도 무엇이 정답인지, 선택의 기로마다 머리를 쥐어뜯는 고뇌의 시간들을 보냈다. 이건 내 인생 하나가 걸린 일이 아니라, 내 몸을 빌어 세상에 내놓은 또 다른 생명체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막중한 일이라 내 생각이 맞는지 점검도 필요했고, 확신도 필요했다. 아이들을 먼저 키운 선배맘의 이야기라봐야 참고 정도는 하겠지만, 내 새끼에 대한 잘 모르는 사람들과 상의해 봐야 배는 산으로 갈 테니, 그럴 때 책을 읽었다. <영혼이 강한 아이로 키워라> 조선미 박사님의  이 책은 무슨 신줏단지 모시듯 수십 번 읽고 적고 씹어 먹었었다. 물론 읽어봐야 내가 꽂히는 구절은 어차피 내 마음이 향하는 방향에 있는 어떤 문구일 테지만, 그게 그 상황의 해답이라 믿었다.





내가 집과 분리해 따로 공부방을 계약하고 오픈할까 말까 갈팡질팡 할 때, 역행자 책을 읽으며 '일 하고 움직일 수밖에 없는 시스템 안에 나를 집어넣어야 앞으로 나아가는 거다'라는 그 문구를 해답으로 찾았다. 어차피 나는 하고 싶었고, 그 선택에 대한 확신이 필요했던 것 같다.


이번에는 주 6일 근무를 할지 말지에 대한 고민을 며칠동안 했다. 공부방 월세를 3번째 보내고 나서, 토요일 수업에 대한 문의가 들어왔다. 전에도 토요일 수업 문의는 있었지만 아직 평일반에 여유가 있는 상태에서 토요일까지 열고 싶지 않았고, 자리를 잡아가려면 주말은 비워두고 그때도 남은 일들도 좀 처리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이제 평일반은 신규 오픈 할 수 있는 반이 거의 없다. 팀 정원이 워낙 적으니 그래봐야 엄청나게 많은 인원은 아니지만, 3,4개월에 이 정도의 성과에 나는 신나게 일하고 있다. 어느 순간에 정체되거나 고꾸라질지도 모를 일이지만, 나는 계속 나아갈 준비도 한다. 시간이 날 때마다 작은 상가부터 큰 상가까지 알아보며 다니고, 학원 확장에 관한 공부도, 내 수업에 관한 연구와 배움도 계속 진행 중이다. 


주 4일제 이야기가 나오는 마당에 나도 워라밸을 지켜야지 않겠냐는 내 마음의 소리와,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 나아가야 할 때니 포기가능한 건 포기하자의 두 소리가 충돌하고 있었다.


또 굳이 의미를 찾자면, 공부방을 중심으로 가까운 두 학교의 아이들이 주를 이루는데, 이 토요일반 아이들은 더 멀리에 있는 학교 아이들이다. 워킹맘인 엄마의 아이들인데,  아직 4학년 아이들이 아이들끼리 버스를 타고 오기는 무리가 있으며, 멀리까지 알아보고 와준다는 뿌듯함과 감사함도 있다.


읽고 있던 책을 완독 하고, 읽다가 잠시 놓았던 <세이노의 가르침>을 다시 펼쳐 들었다. 직설적인 화법에 정신이 차려지기도 웃음이 나기도 했는데, 내 느낌상


 "워라밸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주 4일, 주 5일제, 그런 가난한 마음으로

   건강 지키고, 놀 거 다 놀고 가난하고 건강하게 쭉

    사시게나! 길거리 노숙자가 몸이 아픈 곳이 없다고

    건강한 삶을 살 있다고 할 수 있냐!"


이런 호통을 치고 있는 것 같았다. 풋.


물론 건강을 잃으면 안 되는 건 맞다. 나는 이 일에 몸을 갈아 넣고 영혼까지 갈아 넣을 생각은 없다. 어떤 것에든 내 영혼과 건강은 지켜낼 것이다. 하지만 그것들을 핑계 삼아 대충대충 살지는 않고 싶은 것이 내 마음의 소리였던 거다. 언제나 그랬듯이 책 속에서 나는 내가 원하는 해답을 발견하고, 그것에 기대어 확신하며 앞으로 나아간다.



엄마들 상담과, 아이들과의 간단한 모의 수업쯤을 마치고 모두가 꽤 만족했고, 수업 하기를 원했다. 미 상담까지 잡았을 땐, 하겠다는 마음으로 80프로 이상 기울어져 있었다. 그리고 매우 신중하게 논술 수업을 알아보시고 검토해 보신다는 그 엄마들은 내게 토요일 수업을 꼭 열어달라 요청해 오셨다. 결국 나는 주 6일 근무가 확정이다. 하핫...


기꺼이, 기쁘게, 나아가리라.

나는 내 인생의, 내 사업의 CEO이니,

딛는 걸음걸음에 의미를 찾고,

나아가며 길을 찾고,

방향을 정립하고,

더 성장해 갈 것이다.


신발끈 단디 묶고, 물통 하나 챙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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