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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쌤 May 08. 2023

방향을 잃고 멈춰 서다.

돌부리에도 걸려 넘어질..


소리의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처럼 살면 성자의 경지의 오르는 거겠지.


나는 그저 작은 소리에도 깜짝 놀라고, 그물 아니라 작은 돌부리에도 걸려 넘어지고, 진흙탕물이 튀기만 해도 그걸 끌어안고 더럽혀지고 마는 한낱 평범한 인간일 뿐이다.


나에게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다른 세상의 일이라 생각했던 일들을 내가 겪고 나서야 비로소 세상을 이해하는 폭이 한 움큼쯤 넓어지는 그런 인간말이다.


살아가는 일은, 나이를 먹어가는 일은 내가 가진 오만들이 그렇게 하나씩 깨어져 가는 일이 아닐까. 나이든 사람들이 가진 온유함과 너그러움은 다 그렇게 아프게만 만들어진 것들일까.


어째, 나의 나이 들어감은 행복과 평온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 부딪히고 깨지고 그런 일상들이 무뎌져 가는 길 같아 조금 슬픈 하루지만, 나아가다 보면 아, 이런 행복이 삶이구나.. 하는 날들도 만나지겠지.


나의 단단해져가고 있다 믿고 사는 이 멘탈은 어쩌면 툭 하고 바람 불면 부서질 모래성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방향을 잃고 잠시 멈춰 서있다. 나는 어디로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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