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방을 운영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 분들이 백여 명쯤 모여있는 단톡방이 있다. 그곳에 쏟아내는 많은 고민들과 도움을 주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생각을 정리한다.
당장 원생 한 두 명을 어떻게 더 모집할까 가 사실 소규모 학원들의 가장 큰 고민이긴 할 것이다. 혼자 이미 월 천만 원 이상씩의 매출을 올리는 분들도 있고, 10명 미만의 원생들로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당장 효과가 좋은 홍보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에 대한 고민들도 오고 간다. 맘카페, 전단지 등이 가장 적극적이고 빠른 방법이 아니겠냐고도 한다. 나는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방법들이다. 나는 그저 글을 쓴다. 내 생각을 담아 블로그에 글을 쓰고, 그곳으로 찾아올 수 있는 통로들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
사실, 나는 8월부터 신규생을 잠시 받지 않겠다는 공지도 올렸다. 여러 가지 이유 중에 가장 단순한 한 가지 이유를 꼽자면, 처음에 야심 차게 주문 제작했던 가방 50개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중간 퇴회 몇 명 정도를 예상하고라도 이게 나의 1차 목표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잠시 숨을 고르며 다음 스텝을 준비하려 했는데 (잠정) 마지막 신규생이 훅 느는 바람에 정신없이 바빠지긴 했다. 바쁜 와중에도 또 나아가진다.
예전의 나였다면, 여기서 멈추었을 것이다. 내 그릇이 딱 고만큼도 크지 않았으니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깨고 나는 진화하고 있다. 그간 읽어온 책과 들어온 강의들로 마인드가 바뀌어가는 중이다.
이만큼 키우고 말자고 브랜딩을 공부하고, 마케팅 책을 사보고, 도움이 될 또 다른 과정들을 공부하고 있는 건 아니다. 사서 하면 10배는 편한 교재를 놔두고 이 막노동을 해가며 고전 수업 교재를 만들며 애를 쓰는 것도 멀리 내다보기에 가능한 일이다.
내가 어디까지 가다가 어디에서 무슨 이유들로 주저앉게 될지는 예측할 수 없으나, 안정만 추구하고 살던 내가 이렇게 변하는 데는 역시나 독서가 큰 공헌을 했다. 브랜딩도 해보고 싶고, 학원으로 크게 키워보고도 싶다.
아무도 내게 강요하지 않은 일을, 책이 이렇게 나를 변화시켜 움직이게 하고 있듯이 나는 나의 이 경험들을 아이들에게 주고 싶다.
책으로 아이들이 진정 성장하기를 바란다. 더 많은 아이들에게 더 나은 방법으로 그 길을 알려주고 싶다는 사명감 같은 것도 생겼다. 그래서 내 생각과 열정과 사명을 담아 고된 일을 자처한다. 3개월에 한 번 하는 이 고전 수업을 한다고 돈을 더 받는 것도, 교재비가 더 적게 드는 것도 (오히려 많이 듬) 아니지만 정말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경험이기에 나의 품을 팔고 영혼을 갈아 넣어 프린터기를 쉴 새 없이 돌린다.
두 자매를 지난달부터 동시에 나에게 맡기시고, 두 자매가 둘 다 한동안 안 읽던 책을 집어 들고 책과 가까워지고 있다고, 책을 집어 드니 세상일에 관심도 많아진다며 아이들의 변화가 너무 감사하다는 문자도 오늘 받았다.
다음 달 고전 읽기 수업이 기대된다는 아이들과 부모님들. 그거면 되었다. 나의 고됨은 그걸로 다 보상받는다.
<오즈의 마법사>를 읽으며 자신이 가진 숨겨진 강점들을 찾아내어 단단한 자존감을 세울 수 있기를..
<걸리버 여행기>를 읽으며 나와 다른 것을 대하는 태도와 관점을 배워 세상을 넓게 품을 수 있는 관용을 배우기를..
<안네의 일기>를 읽으며 고통받는 이들을 공감하며 잘못된 것들을 반성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용기를 갖추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