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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쌤 Jul 01. 2023

일을 사서 하는 공부방 원장의 고군분투기

그릇을 억지로 키워가는 중.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거나, 준비 중인 분들이 백여 명쯤 모여있는 단톡방이 있다. 그곳에 쏟아내는 많은 고민들과 도움을 주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도 생각을 정리한다.


당장 원생 한 두 명을 어떻게 더 모집할까 가 사실 소규모 학원들의 가장 큰 고민이긴 할 것이다. 혼자 이미 월 천만 원 이상씩의 매출을 올리는 분들도 있고, 10명 미만의 원생들로 존폐의 기로에 서 있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당장 효과가 좋은 홍보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에 대한 고민들도 오고 간다. 맘카페, 전단지 등이 가장 적극적이고 빠른 방법이 아니겠냐고도 한다. 나는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방법들이다. 나는 그저 글을 쓴다. 내 생각을 담아 블로그에 글을 쓰고, 그곳으로 찾아올 수 있는 통로들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


사실, 나는 8월부터 신규생을 잠시 받지 않겠다는 공지도 올렸다. 여러 가지 이유 중에 가장 단순한 한 가지 이유를 꼽자면, 처음에 야심 차게 주문 제작했던 가방 50개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중간 퇴회 몇 명 정도를 예상하고라도 이게 나의 1차 목표였기 때문이기도 하다. 잠시 숨을 고르며 다음 스텝을 준비하려 했는데 (잠정) 마지막 신규생이 훅 느는 바람에 정신없이 바빠지긴 했다. 바쁜 와중에도 또 나아가진다.


예전의 나였다면, 여기서 멈추었을 것이다. 내 그릇이 딱 고만큼도 크지 않았으니까.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깨고 나는 진화하고 있다. 그간 읽어온 책과 들어온 강의들로 마인드가 바뀌어가는 중이다.


이만큼 키우고 말자고 브랜딩을 공부하고, 마케팅 책을 사보고, 도움이 될 또 다른 과정들을 공부하고 있는 건 아니다. 사서 하면 10배는 편한 교재를 놔두고 이 막노동을 해가며 고전 수업 교재를 만들며 애를 쓰는 것도 멀리 내다보기에 가능한 일이다.


내가 어디까지 가다가 어디에서 무슨 이유들로 주저앉게 될지는 예측할 수 없으나, 안정만 추구하고 살던 내가 이렇게 변하는 데는 역시나 독서가 큰 공헌을 했다. 브랜딩도 해보고 싶고, 학원으로 크게 키워보고도 싶다.


아무도 내게 강요하지 않은 일을, 책이 이렇게 나를 변화시켜 움직이게 하고 있듯이 나는 나의 이 경험들을 아이들에게 주고 싶다.


책으로 아이들이 진정 성장하기를 바란다. 더 많은 아이들에게 더 나은 방법으로 그 길을 알려주고 싶다는 사명감 같은 것생겼다. 그래서 내 생각과 열정과 사명을 담아 고된 일을 자처한다. 3개월에 한 번 하는 이 고전 수업을 한다고 돈을 더 받는 것도, 교재비가 더 적게 드는 것도 (오히려 많이 듬) 아니지만 정말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경험이기에 나의 품을 팔고 영혼을 갈아 넣어 프린터를 쉴 새 없이 돌린다.


두 자매를 지난달부터 동시에 나에게 맡기시고, 두 자매가 둘 다 한동안 안 읽던 책을 집어 들고 책과 가까워지고 있다고, 책을 집어 드니 세상일에 관심도 많아진다며 아이들의 변화가 너무 감사하다는 문자도 오늘 받았다.


다음 달 고전 읽기 수업이 기대된다는 아이들과 부모님들. 그거면 되었다. 나의 고됨은 그걸로 다 보상받는다.


<오즈의 마법사>를 읽으며 자신이 가진 숨겨진 강점들을 찾아내어  단단한 자존감을 세울 수 있기를..

<걸리버 여행기>를 읽으며 나와 다른 것을 대하는 태도와 관점을 배워 세상을 넓게 품을 수 있는 관용을 배우기를..

<안네의 일기>를 읽으며 고통받는 이들을 공감하며 잘못된 것들을 반성하고 바로잡을 수 있는 용기를 갖추기를...


나의 진심들이 퍼져 나가기를..

다음 단계로 용기 있게 뛰쳐나가기를...


진화해 가는 제이. 고고고!!








독서하브루타지도사.

동화구연지도사.

한국사 세계사 지도사.

독서토론논술지도사.

학습코칭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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