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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쌤 Aug 20. 2023

'엄마' 충전소

엄마가 필요해요..

세 아이를 키우다 보니 세 아이에게 아무 사건 사고 없이  지나가는 날보다 소소한 일이라도 일어난 날이 더 많다.

물론 이미 16살, 12살이 된 아이들이 아이들의 모든 일상을 내게 말하지는 않는다.


아이들이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내 양육 방식부터 돌아본다. 내 어떤 방식이 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아이들이 더 어릴 때, 육아서를 끼고 살았다. 내가 그것만 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모든 게 엄마 탓이라고 말하는 듯했다. 일정 부분, 아니 많은 부분에서 맞는 말이다. 아이의 문제로 상담 센터 같은 곳을 다녀왔다는 엄마들의 이야기는 모두 "내 문제지.."였다.


부모의 양육 방식은 물론 한 인간이 형성되는데 기본이 되는 밑거름이다. 그러나 아이커갈수록, 부모가 통제할 수 없는 어떤 외부요인들에 의해서도 아이의 성격과 인품 등이 형성되어 간다.


내가 대신해 줄 수 없는 학업, 친구문제 등, 오롯이 아이들의 몫으로 그저 지켜봐 주는 수밖에 없는 일들이 늘어간다. 어떤 일에는 시간이 필요하고, 어떤 일에는 부딪어 헤쳐나가야 할 용기도 필요하고, 어떤 일은 그저 지나쳐 가야 할 지혜도 필요해 보인다. 다만, 그것이 온전한 나의 일이 아니기에(내 일이라고 한들, 정답을 알 수는 없지만) 어떤 것이 딱 옳다고 조언해 주기가 쉽지 않다.


잘못된 해결책으로, 또는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일이 흘러가버려 내내 아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일이라도 생기면, 부모는 또 미안해지고 작아지게 마련이다.



아이들은 사랑과 관심을 먹고 자란다. 이제 아이들이 많이 컸다고, 내 일에 집중하며 달려 나가자며 머릿속에 아이들의 비중이 좀 줄었더니, 아이들은 여러 형태로 여지없이 나의 사랑을 찾는다. 감정적으로 예민한 나는 그 신호들을 또 그저 지나칠 수는 없다.



아직도 여전히 엄마가 필요한 나의 아이들.

실수하고 허둥대며 살아가는 미숙한 성인이지만, 아이들 앞에서는 또 세상을 좀 더 살아냈고 언제든 내 편인 든든한 엄마로 버텨내줘야 한다.



아이들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더라도,

들리니 아이겠거니, 자라는 과정이겠거니 하며

너무 당황하지 않고 아이와 함께 성숙해 가기를.. 

다 내 탓이라며 나를 너무 자책하며 괴롭히지 않기를...


해답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내가 줄 수 있는 건, 그저 '엄마'를 충전해 주는 일.


일요일, 독서나 잔뜩 하려고 가득 빌려온 책을 뒤로하고,

오늘은 아이들 데리고 여름의 끝자락 바람 쐬러 외출을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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