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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쌤 Aug 09. 2023

애 셋 워킹맘의 우당탕탕 하루

행복한 찰나와 견뎌내야 할 많은 시간들

치열하게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며 살아내는 중이다. 학습코칭지도자 과정 중에 있으며, 그 공부를 하며 독서량과 독해력의 상관관계, 올바른 독서법, 자기주도학습을 위해 갖추어야 할 것들에 대해 닥치는 대로 책을 찾아 읽으며 공부하고 있다. 이것들이 무엇에 쓰일지, 어떻게 발현될지는 더 구상해야겠지만 일단 현재 나의 일에 분명 또 한 단계 발전할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고입을 준비 중인 중3 큰 딸과 이른 아침부터 외출길에 나섰다. 16살 인생 고입을 앞두고 가장 큰 고민을 하고 있는 딸이다. 지나고 나면 별일 아닐지라도 지금 본인 인생에서는 가장 중요하고 큰일테고, 더는 아이의 선택을 믿어주겠다는 나의 방향 의심하지 않기에 선택은 아이에게 맡긴다.


자기 주도적이어야 하는 것이 비단 학습의 문제만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헤쳐나가는 것일 테니, 어리지 않은 이 나이부터 자기 삶의 결정권은 본인이 쥐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게 실수도 실패도 하며, 겪어내는 딸을 나는 그저 응원한.


남편은 회식에, 같이 나갔던 큰 딸은 본인 스케줄에, 나는 바로 수업에, 방학인 쌍둥이 남매 둘이서 12시간을 보냈다. 점심 한 끼는 배달 음식으로 해결해 주고, 중간중간 과일을 포함해 간식도 챙겨 먹고, 저녁은 아이들 스스로 차려서 먹었다. 내가 문자로 여러 번 지침을 주기도 했지만, 이만큼 큰 쌍둥이가 마음속에서 여러 번 기특했다.


배달 음식이 오니, 딸내미가 세팅을 해서 같이 먹고, 아들이 뒷정리는 다 했단다. 종종 원수처럼 다투기도 해도 이렇게 둘이라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셋 키우기가 가끔 힘이 부치고 버겁지만 이럴 때는 또 그저 감사하다.


계속 더 하고 싶은 게 많아지는 내 직업적인 일에, 해도 해도 끝나지 않는 집안일에, 중3과 초5 애들 셋에, 내 손 무지 가는 남편에..

가끔 이런 일상이 언제나 나아지려나 앞이 깜깜해진다.


줄일 수 있는 건 내 일 뿐인데, 그걸 놓으면 내가 살 수가 없다는 딜레마를 안고도 살아진다. 더는 나아가다 마는 일은 없을 것임을, 이렇게 내 빈자리에 커가는 아이들을 핑계삼지 않을 것임을 다짐도 한다.


삶이란 행복한 찰나와 견뎌내야 할 많은 시간들을 살아내는 일일지 모르겠다. 오늘도 순간순간 기특한 아이들 덕에 마음 그득했던 찰나와, 수업 중에 반짝이는 아이들의 눈을 마주했던 뿌듯한 찰나에 행복했으며, 쌓인 수많은 일들을 처리하는 많은 시간들을 잘 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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