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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쌤 Nov 29. 2023

홀로 서야만 하는 사십 대의 길목에서..

가끔은 힘을 내지 않는 날도 괜찮다.

나의 사십 대가 시린 이유는,

수많은 삶의 진실들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 가는 고난이 없는 삶을 꿈꿨으나, 삶 자체가 고해며, 고난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실체도 모르는 막연한 행복을 꿈꿔왔으나, 행복은 그저 결핍이 채워지는 그 찰나에 느껴지는 순간적인 감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관계가 중요한 줄 알았으나, 결국 사람에 대한 기대와 희망은 나를 흔들리게만 할 뿐, 영원히 믿고 의지할 사람은 나뿐이라는 사실도 깨닫는 중이다.


가슴 시린 많은 사실들을 다 깨닫고 받아들이게 되면 내 삶은 좀 더 평온해 질지 모르겠으나,  아직은 깨달았으나 우아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렸다지만, 아무리 마음을 먹어봐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남겨지는 내 삶이 조금 버겁다.


인생이란 게 원래 고난길이라지만, 내 고난이 유독 커 보인다. 나보다 더 고통스러울 법한 삶도 많은데, 그들은 모두 잘 살아내는 듯 보인다. 내 마음만 이리 어리석게 요동치고 내 마음만 이리 정신없이 흔들리는 듯하다.


사십 대는 진정 마음의 독립을 하고, 이제 정말 어른이 되어야 하는 나이인가 보다. 진작 나는 어른이 된 줄 알았는데, 내 삶에 대해 이제야 누구의 도움도 없이 내 스스로 책임을 지겠다는 마음이 드는 걸 보면, 이제야 진짜 어른이 되어는 중인가 싶다.


쌍둥이 남매가 아가일 때, 세 아기를 키우는 게 너무  버거우면, 마라톤을 뛰는 심정으로 견뎌보자 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1등 하기 위해서 아니라 완주하기 위해서 잠시도 쉬지 말아야 했었다. 주저앉으면 다시는 일어날 수 없을까 봐. 42.195km 중에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나도 어른도 못 되어서는 세 청소년을 성인으로 키우겠다고, 같이 애를 쓰며 커가느라 함께 고군분투 중이다.


끝나지 않은 육아도, 맘 같지 않은 나의 삶도,

가끔은 참 버겁다.


* 내일 다시 힘을 내어 달릴지언정,

  지금 당장 '힘을 내자'로 끝나지 않는 글도..

  괜찮다고.. 나를 위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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