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서야만 하는 사십 대의 길목에서..
가끔은 힘을 내지 않는 날도 괜찮다.
나의 사십 대가 시린 이유는,
수많은 삶의 진실들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 가는 고난이 없는 삶을 꿈꿨으나, 삶 자체가 고해이며, 고난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실체도 모르는 막연한 행복을 꿈꿔왔으나, 행복은 그저 결핍이 채워지는 그 찰나에 느껴지는 순간적인 감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사람관계가 중요한 줄 알았으나, 결국 사람에 대한 기대와 희망은 나를 흔들리게만 할 뿐, 영원히 믿고 의지할 사람은 나뿐이라는 사실도 깨닫는 중이다.
이 가슴 시린 많은 사실들을 다 깨닫고 받아들이게 되면 내 삶은 좀 더 평온해 질지 모르겠으나, 아직은 깨달았으나 우아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모든 건 마음먹기에 달렸다지만, 아무리 마음을 먹어봐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남겨지는 내 삶이 조금 버겁다.
인생이란 게 원래 고난길이라지만, 내 고난이 유독 커 보인다. 나보다 더 고통스러울 법한 삶도 많은데, 그들은 모두 잘 살아내는 듯 보인다. 내 마음만 이리 어리석게 요동치고 내 마음만 이리 정신없이 흔들리는 듯하다.
사십 대는 진정 마음의 독립을 하고, 이제는 정말 어른이 되어야 하는 나이인가 보다. 진작 나는 어른이 된 줄 알았는데, 내 삶에 대해 이제야 누구의 도움도 없이 내 스스로 책임을 지겠다는 마음이 드는 걸 보면, 이제야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중인가 싶다.
쌍둥이 남매가 아가일 때, 세 아기를 키우는 게 너무 버거우면, 마라톤을 뛰는 심정으로 견뎌보자 했던 시간들이 있었다. 1등 하기 위해서 아니라 완주하기 위해서 잠시도 쉬지 말아야 했었다. 주저앉으면 다시는 일어날 수 없을까 봐. 42.195km 중에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나도 어른도 못 되어서는 세 청소년을 성인으로 키우겠다고, 같이 애를 쓰며 커가느라 함께 고군분투 중이다.
끝나지 않은 육아도, 맘 같지 않은 나의 삶도,
가끔은 참 버겁다.
* 내일 다시 힘을 내어 달릴지언정,
지금 당장 '힘을 내자'로 끝나지 않는 글도..
괜찮다고.. 나를 위로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