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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쌤 Jan 25. 2024

미리 가본 나의 예순에게..

자유로운 독서모임, 그녀들과의 이야기

40대가 모여있는 독서모임 단톡방에서 우리는 요즘 글쓰기를 해보는 중이다. 자유로운 독서 모임인만큼 강요하지도 않으나,  2-3일에 한 번씩 글쓰기 미션을 올리고 있다. 나보다 더 잘 읽고 쓰시는 분들이 많은 곳이지만, 그저 함께 가는 길에 나의 약간의 수고를 보태 함께 성장하고 싶은 마음이다. 미션을 위해 고민하고 찾아보고 하는 수고는 누구보다도 무엇보다도 나를 성장시키는 거라는 걸 알기에 기꺼운 마음으로 할 수 있다.


자주 쓰지 않는 단어로 한두 문장 써보기, 사소한 일상을 특별하게 바라보기, 그리고 오늘은 나의 60대를 상상하며 일기 써보기 미션을 드렸다.


나부터 나의 60대 어느 날을 상상하며 글을 써보았다.



이른 아침 눈을 떴다. 올 것 같지 않은 나이었는데 어느새 예순이다.  불혹(不惑)이라지만  정신없이 흔들렸던 나의 마흔처럼, 귀가 순해진다는 이순(耳順)인 예순 또한 나의 귀가 순해졌는지는 의문이다. 정말 듣고 보는 세상 일들에 너그러운 노년을 살고 싶은데 말이다. 아마도 나를 단련하는 일, 나를 알아가는 일은 죽는 날까지 계속해야 하는 일인가 보다.


정신없이 달려온 일들은 이제는 내가 없어도 어느 정도 굴러가고 있어 내가 크게 필요하지 않다. 그것을 꿈꾸었으나 그런 사실이 조금은 쓸쓸하기도 하다. 내가 아니면 안 될 것만 같던 일들이 하나씩 내 손을 떠나간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사십대쯤 상상한 이 나이는 이제 더는 꿈 꾸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러나 나는 나이만 먹었을 뿐 마음은 여전히 발전을 꿈꾸고 나아가길 원한다. 그래서 이 아침, 나의 작은 정원에 물을 주며  또 나아갈 다른 꿈을 꾼다. 사십 대부터 조금씩 조금씩, 내 깜냥에 맞게 일을 벌여 가면서 한 번도 늦었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지금도 여전히  늦은 때는 없다고 믿는다. 읽고 쓰는 걸 좋아하고, 그것들로 세상 한켠에 도움이 되는 할머니로 늙어가고 싶다.


내일은 오랜만에 아이들이 모두 놀러 오기로 했다. 각자 자기 모양대로 잘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에 나는 안 먹어도 배부르겠지만,  맛있게 엄마 음식 먹어줄 아이들 생각하며 아이들 좋아하는 요리를 준비해야지.




미리 가본 나의 60살. 그곳에 지금보다는 몇 발자국 나아간 내가 있기를 기대하고 상상해 본다.


우리는 모두 소용돌이치는 사십 대를 보내는 중이다. 정말 인생 2막을 살기 위한 두 번째 삶을 준비하는 시기가 맞나 보다. 평온하고 평탄만 했다면 깨닫지 못했을 세상들을 우리는 널뛰는 인생의 파도 위에 서서 깨닫는 중이다.


께, 돈을 공부하고, 사람을 공부하고, 인생을 공부한다. 그 수단으로 읽고 쓰기를 훈련하고 알아가고 있다.


다음엔 또 어떤 미션으로 함께 써볼까. 즐거운 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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