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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쌤 Jun 08. 2024

아이들에게 주고 싶은 삶의 지혜

바람 잘 날이 없는 게 삶이지.

가지 많은 나무는 바람 잘 날이 없다.

성인은 남편은 차치하고, 아직 모두 미성년인 세 아이와 나의 일들로 1년의 300일쯤은 바람 부는 날이 아닐까 싶을 정도다.


세 아이의 친구문제, 성적문제 등등 학교생활의 크고 작은 일들로 조용하게 지나는 날이 많지 않다.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상이 아픈 사람 천지다. 육체뿐만 아니라, 마음이 아프고 정신이 아픈 사람이 너무 많다. 누구나 앓는 벼운 감기 같은 증상들부터 지속적인 치료를 요하는 중병까지. 육체의 병과 유사하다.


현대사회를 외로움의 습격이라고 표현한 책도 최근 출간되었다.  예전보다 잘 먹고 잘 살게 되었는데, 왜 이렇게 전보다 외롭고 그래서 아픈 사람이 많아진 세상이 되었을까. 외로워서 아프고, 아파서 마음의 벽을 치고, 벽을 치니 또다시 외로워진다.


같은 집단 안에 있으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할 것이 없고, 서로의 권리만 내세우며 자신의 기준에서  불합리함을 조금도 참지 않는다. 그것이 남녀노소 할 것이 없다. 상대가 이성이든, 동성이든, 또 어른이든 아이든 모두가 그렇다.


나도 나를 다 알지 못하는데 누군가 나를 완벽히 이해해 주길 바라는 게 가능한 일일까. 내가 누군가를 다 안다는 것도 오만일 것이다. 타인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거나 왜 그랬는지 정답을 내놓으라고 강요하는 것도 어리석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나를 다 모르듯이 타인도 그러할 테니. 그나마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내 안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아이들은 미숙하기에 어린이다. 어른이라고 해서 모두 성숙한 것은 아니나, 어린이는 미숙한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실수를 알려주고, 방법을 가르쳐주면 되는 거다. 이 미숙한 아이들, 특히 사춘기 아이들이 모여있는 공간을 생각해 보면 크고 작은 사건(?)들이 계속 일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유아도 아니고 성인도 아닌 이 아이들은 모두 어른이 되어가느라 혼돈의 시기를 겪고 있다. 뉴스에 보도되는 일들 중에 저게 정말 아이들이 한 짓이 맞나 싶은 거대한 사건들도 있다. 아마도 작은 사건들부터 제대로 가르치지 않아 초래된 일일 것이다.


어른들이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어른이 어른답게 처신하고, 어른답게 가르쳐 주었으면 좋겠다. 일부 어른들은 또 아이인지 어른인지 모르겠는 행동들로 아이들에게 맞선다. 이도 참 안타까운 일이다.


혼란스러운 세상에, 무엇이 해답일지 참 어렵다. 내가 가르쳐준 세상과 전혀 다른 모습의 세상을 만나기도 하는 내 아이들에게 무엇이 맞다고 가르칠 수 있을까.

세상에 정답이 없음은 분명하다. 진리라고 믿고 살아온 것들에 대해서도 이 나이가 되어 깨지고 부서지니 말이다.


그냥 살아도 살아지겠지만, 조금이라도 더 내게 맞는 삶의 방향을 찾기 위해서는 게으름 피우지 말고 꾸준히 읽고 써야 한다. 셋이나 되는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내가 어떻게 다 알 수 있겠는가. 그렇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들도 자기의 길을 찾을 때 타인의 말에 휘둘리고 방황하기보다 스스로 읽고 쓰면서 길을 찾는 방법도 생각해 보리라 믿어본다.


"얘들아,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지? 동화책에서는 권선징악을 배웠는데, 세상이 모두 공평하게 자로 자른 듯 그렇지도 않지. 내가 준만큼 딱 무게로 달아 세상이 똑같이 돌려주는 것도 아니고, 많이 애썼는데 실패하는 경우도 있을 거야.  때로는 억울도 하고 나만 희생하는 것도 같을 거야. 하지만 또 때로는 딱 내가 노력한 만큼만 받는 것이 아니라 어떤 운에 의해 애쓴 것보다 더 많은 성과를 돌려받기도 할 거란다.

 

유연성과 융통성은 세상을 살아가는데 너무 유용한 도구란다. 틀이 너무 강하면 내 틀에 맞지 않는 사람과는 어울릴 수 없고, 그런 사람들을 다 쳐내고 나면 곁에 남는 사람이 없을지도 몰라.


지금 겪는 그 많은 일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하나라도 삶의 도구로 삼을 지혜로 만들어보면 좋겠다.

게임처럼 능력치 하나하나를 얻으면 조금씩 더 나은 인간으로 레벨업이 될지도 모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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