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

느리게 읽기 2 : 길을 찾는 도덕경

by 예그림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

다툼 없이 만물을 이롭게 하고 뭇사람이 꺼리는 곳으로 흐름으로써 물은 도에 가장 가까워진다.

삶에 있어서 선이란 땅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마음에 있어서 선이란 메아리치는 골짜기가 되는 것이다.

사회에 있어서 선이란 친절해지는 것이다.

발언에 있어서 선이란 자기 말에 진실해지는 것이다.

다스림에 있어서 선이란 질서정연해 지는 것이다.

일함에 있어서 선이란 유능해지는 것이다.

행위에 있어서 선이란 시의적절해지는 것이다.

다툼이 없으므로 허물이 없다.


길을 찾는 책 도덕경, 켄 리우. p. 56.



우리 집의 가훈이 '상선약수'였다.

'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는 것.

어릴 때는 의미도 모르고 가훈을 써오라는 숙제에 상선약수라고 써서 낸 기억이 있다.

그때는 그냥 물은 생명력이고 생명을 살리는 느낌에서 긍정적인 것이라는 정도만 생각했다.


'물'이라는 한 단어에 얼마나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가.

물의 핵심은 흐른다는 것이다.


'흐른다'는 것은

부딪히지 않고,

적절하게 상황에 맞게 자신을 바꾸고

멈추지 않는다는 의미를 모두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선'하다.


삶에 있어서 선이 땅에 가까워진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구석구석까지 그 기운이 이롭게 미친다는 것이다.

생명력의 원형적 이미지는 '물'도 '땅도' 모두 가진다.


마음의 선이 메아리치는 골짜기가 된다는 것은, 골짜기 안에서 메아리로 끝나듯이 자신의 마음 안에서 그 소리와 에너지를 다 흡수할 수 있다는 것 아닐까.

깊을수록 그 메아리 역시 더 멀리 도달할지도 모른다.


사회에 있어서 선이 친절하다는 것은, 삶의 여러 무게들을 버텨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절하다는 것이다.

지금 나의 카톡 상태 메시지이기도 한 말.

'친절하라. 당신이 만나는 사람 누구나 당신이 모르는 싸움을 하고 있다.'


발언에 있어서 선이 자기 말에 진실해지는 것이라는 것은, 누구보다 자기 자신에게 진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거짓말을 한 자기 자신이 이미 진실을 알고 있으므로, 세상에 완전한 거짓말은 없다.


다스림에 있어서 선이 질서 정연하다는 것은, 질서가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기분이나 태도나 욕망이 기준이 아니라 질서를 만드는 것 자체가 다스림이다.


일함에 있어서 선이 유능하다는 것은, 일의 속성이 능력이라는 것을 뜻한다.

'일'이라는 공적인 영역에서는 열심히 하는 것보다 유능한 것이 더 중요하다.

아무리 마음을 다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는 일은 선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행위에 있어서 선이 시의적절하다는 것은, 알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가 놓치기 쉬은 것. 행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라는 것이다.

타이밍에 맞추어 적절한 행동을 하는 것이 행위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이렇게만 살 수 있다면,

허물없는 삶을 살 수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도를 깨달은 사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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