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6년이 지난 독립 수면
사흘 전, 갑자기 뱉은 아이의 말.
“나 이제 혼자 자볼래. 오늘 밤은 혼자 잘 거야.”
그 말을 들으면서도 나는 아이가 돌연 마음을 바꿀 거라고 자신했다. 용감하다고 칭찬하면서도…
밤이 되어 잘 시간이 되자 아들 녀석은 내 옆에 있던 자기 베개를 들고 매트리스가 놓인 놀이방으로 향한다. 그때만 해도.. 다시 돌아올 거라 생각했다.
아빠가 옆에서 같이 있어주니 잠이 들었다.
그렇게 첫 독립 수면이 성공했다.
둘째 날도..
그리고 오늘 셋째 날도…
혼자 잘 자는 아이를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아이와 같이 자는 지난 6년간, 언제쯤이면 따로 잘 수 있을까 기다렸다. 발로 차이기도 하고, 내 옆에 너무 붙어 불편해서 제대로 된 수면도 힘들었다. 독립 수면을 얼마나 기다려왔던가.
그런데… 아이가 독립해서 잠을 잘 자고, 침대가 넓어져 편한데도 나는 여전히 잠을 잘 못 잔다.
아이와 함께 잘 때는 물리적으로 불편해서 수면이 어려웠다면, 지금은 새로운 변화, 6년간 붙어 자던 아이가 갑자기 내 옆에 없다는 이 변화에 심리적인 충격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아이가 키가 자라고 혼자 할 줄 아는 게 늘어나며 내 손 가는 게 적어졌지만, 잠을 같이 잘 때에는 아이가 독립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었다.
그러나 수면 분리가 이루어지니.. 아이가 이제 커가는 게… 독립적인 존재로 서 가는 게 느껴진다. 아이 본인 스스로가 선택한 독립 수면은 “나는 잘 크고 있어요, 엄마”라고 표현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이는 이렇게 스스로 잘 크고 있는데, 나의 마음은 그 성장이 기특하면서도 쓸쓸해진다. 내가 아이의 독립된 성장을 맞을 준비가 안되었음을 깨닫는다.
6년간 부둥켜안으며 잠들었는데.. 새로운 시작이 아직은 낯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