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독서를 하는 나이기에 아이들도 책을 가까이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둘째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첫째 아이에게는 책을 참 많이 읽어주었다. 아이도 물론 책을 좋아했었다. 온 집안이 책으로 가득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여기저기서 물려받은 책들로 이미 책장은 가득 차 있었다.
그런데 둘째 아이가 태어난 뒤 첫째에게 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확연하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첫째 아이는 어느덧 초등학생이 되었다.
책을 의식적으로 가까이해주는 시도가 줄어들다 보니 자연스럽게 첫째 아들은 책이 아닌 게임과 더 친해졌다. 시간을 줄이고, 숙제를 해야 게임을 할 수 있게 조건도 걸어보고 했지만 게임에 대한 열정은 나의 예상 그 이상이었다.
항상 엄마는 문제의 원인을 스스로에게 찾는다. 나도 역시나 똑같았다.
내가 어느 시점부터 신경을 못써서 이렇게 되었을까. 내가 처음부터 시간을 이렇게 풀어주지 않았다면 지금 조금은 더 나았을 까. 많은 생각과 고민들을 하게 된다.
주말이 되어 아이들과 도서관에 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둘째가 태어나기 전 첫째 아이와는 도서관 데이트를 종종 했었던 기억이 남아있었다. 그 기억은 엄마인 나에게만 좋았던 걸까. 첫째 아이는 또 도서관을 거부하고 집에 남아있는 걸 선택한다.
결국 설득에 실패하고 둘째 아이만 데리고 도서관에 다녀왔다. 책을 고르고 앉아서 조금 읽어주다가 마음에 들어 하는 책은 대여해서 집으로까지 가지고 온다. 오늘은 둘째가 책을 몇 권 덜 고른 탓에 그냥 가기가 아쉬워 엄마인 나는 또 첫째 아이의 책을 골라본다.
수학은 좋아하니깐 수학책을 골라보자. 되도록이면 만화로 된 책보다는 일반 책으로 골라야겠다. 이런저런 고민들을 하며 열심히 분수에 관한 책을 골랐다.
집에 돌아와 신이 나서 아들에게 보여줬지만 반응은 역시나 시큰둥하다. 하지만 오늘 밤 잠들기 전 또다시 도전할 예정이다. 엄마가 읽어줄 테니 너는 듣기만이라도 하렴.
요즘은 책과 멀어진 아들에 대한 고민이 많은 나날들이다. 도서관에 가면 조용히 앉아 열심히 책을 보는 아이들이 그렇게나 많던데. 우리 아들도 그 모습을 보고 생각이 달라지면 참 좋을 텐데. (사실 보여준 적도 있지만 아쉽지만 반응은 없다)
지금은 책을 좋아하고, 잘 보는 둘째 딸아이는 책과 멀어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야겠다. 그리고 아들도 꼭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신경 써야지....! 아마도 이 고민은 당분간은 쭉 이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