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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육아를 잘할 줄 알았다.

by 비비드 드림

어디서 나온 자신감일까. 결혼도 하기 전 혼자 살 때 막연하게 나는 육아를 분명 잘할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 확신했었다. 그 당시 나는 스스로를 착하고 (착한 척 콤플렉스가 있었다) 잘 웃고 (이건 습관인 듯하다) 친절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떨까. 남의 아이에게는 충분히 착하고 잘 웃고 친절한 이모일뿐, 그런 엄마는 아니다.


요즘 아이들 육아에 있어서 고민이 많은 나날들이다. 그러다 문득 예전의 나의 말도 안 되는 믿음이 떠올랐다. 나는 좋은 엄마가 될 자신이 있다고.


아이 키우기를 나는 너무 쉽게 생각했다. 조카들과 시간을 보내며 친절한 이모가 되어 주면서 그런 엄마도 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나 보다.


아이에게 소리라도 안 지르면 모르겠는데 나는 소리도 지르고 짜증도 낸다. 과연 이러고도 육아 달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다행인 것은 나는 반성을 할 줄 아는 엄마라는 것. 지난 시절의 무모한 자신감이 말도 안 됨을 받아들이고 현재의 부족한 점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직장을 그렇게 오래 다니면서 부족함을 깨닫고 후회하고 자존감 떨어졌던 수많은 날들을 겪어봤었지만 그럴 때마다 나에게 집중하고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나만 노력하면 되었다. 그리고 그런 시간과 노력들은 반드시 눈에 보이는 결과로 나타났다. 하지만 육아는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다.


다른 사람을 양육하고 성인으로 키우는 것이 이렇게나 어려운 일이었구나를 새삼 깨닫는 요즘이다. 인풋이 꼭 아웃풋이라는 결과를 만들어 주지 못하더라도, 그럼에도 나는 포기하지 않고 인풋을 해야 하는 엄마다. 우리 아이들을 키우면서 고민되는 순간순간들을 기록해 보려고 한다. 훗날 우리 아이들이 엄마의 그 시절 고민을 들여다보며 같이 웃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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