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84-1

블루 >>>독서 그리고 이야기 1

by 해 뜰 날

어느 날 유튜브를 접신하게 되면서 삶의 위안이었던 드라마도 잘 보지 않게 되었다. 유튜브는 길어야 15분 남짓 방송하고 그것도 끝까지 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중간중간 넘어가면서 보거나 앞부분만 보고 아니다 싶으면 다른 채널로 금방 넘어간다. 특별히 내가 조바심이 많은 사람이 아닌데도 참고 기다리는 법이 없다. 사람의 인내심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긴 서론을 빼고, 사람이 단(짧을)맛에 길들여지니 제법 책을 곧잘 읽던 나도 어느 날부터인가는 책을 멀리하고 있더란 말이다. 책값도 너무 비싸기도 하지만 사놓은 책도 바쁘다는 핑계로 읽지 않는 날이 더 많아졌다는 얘기다. 이것은 비단 나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언가 쉽고 화려한 놀거리가 많아졌고 보고 싶은 것만 선택적으로 볼 수 있는 다양한 채널들이 너무 많아졌다. 그런 생활에 빠져 있던 나를 반성하며-특히 백수가 된 나는 시간도 많다-무기력함에서 나를 건져내 보기로 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상실의 시대]를 읽고 나서 팬이 되어서 일찌감치 [1 Q84] 전 권을 사놓았다. 욕심이 과했지만 그렇지 않았으면 다시 읽을 생각도 안 했을 것이다. 그러나 1Q84 제목의 이유도 모르고-1권 후반부에 1Q84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제목을 잘 읽지 못하는 사람도 많은데 후반부를 읽으면 헷갈릴 수 없다-책을 덮은 지 몇 년이 흘러 버렸다. 변명하자면 그동안 내가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않은 것은 아니다. 맹세코. 그러나 1Q84가 영 끌리지 않았고 좀 지루했다고 해야 하나 뭐 그랬다.

변명하자면 나를 반하게 만들었던 상실의 시대는 20대에 한번 30대에 한번 읽었었다. 젊음의 아픔이나 성장통 등을 공감할 수 있었고 재미도 있었다. 그러나 초반 1Q84는 늘어지는 이야기... 과도한 설명과 해설이 간편식에 길들여진 나를 참을 수 없게 만들었다. 또한 지나치게 자세한 성적 이야기나 설정은 고등학생 딸에게 권해줄 책은 아니다 싶었다. 외설과 예술의 차이는 정말 한 끗 차이인가? 뭐 상실의 시대는 언젠가 읽어 보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1Q84는 딱히 딸에게 권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키의 탁월한 상상력이나 스토리를 풀어내는 테크닉 등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책 속에서도 언급하지만 사람의 상상력을 끌어내는 글쓰기 방법은 진정 하루키의 방법이다. 누구나 인정하는 위대한 작가가 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니까 상당한 노력의 결과물일 것이다.



이제 나는 겨우 1권을 읽었을 뿐이다. 6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인데도 불구하고 의문점만 가득 남겨 놓고 1권을 끝냈다. 아마 2권, 3권도 할 얘기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1권에서 의문점만 던져 놓았지 풀어놓은 이야기는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유튜브를 멀리하면 2권을 좀 더 빨리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바람을 가지고 빨리 2권을 펼쳐본다.

keyword
이전 07화차인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