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라이프-3
눈이 부시지만
햇볕이 있다는 존재만으로도 얼굴과 온몸에 느껴지는 온기가 소중한 줄 몰랐고,
너무 빨라서 존재조차 느껴지지 않았던 인터넷 속도는
여기서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하며 수도 없이 모래시계를 돌려댄다.
반팔, 반바지 입고 집을 누볐던 따듯한 우리집의 공기조차 기억 나지않는
지은 지 50년 됐다는 오래된 추운 집안.
홈스테이 애기들이 홈맘에게 징징대며 학교 갈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니 생각나는 우리 엄마.
내가 좋아하는 딥 토크는
커녕 집을 알아보고,
은행에 가서 돈을 뽑는사소한 일도 잘 되지 않는 이곳에서
능숙했던 일상의 소중함을 다시 느낀다.
역시 사람은 무언가를 떠나봐야 그 소중함을 안다는 말이 맞나보다.
두고 온 것들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는 동시에
이 곳을 떠나서도 생각나는 이 곳의 소중함을 만들어가는 그런 하루하루를 보내야지.
2017.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