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라이프
2017.7.13
정말 20여 명의 친구들이 우리집 거실에 모였다.
작은 원형 탁자 1개, 의자 4개와 일 인용, 사 인용 소파 몇개 뿐이었는데도,
생각보다 애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서로 잘 놀더라구.
대부분이 아시안 친구들.
일본, 타이완, 한국, 중국 그리고 아시아에 포함할 지 유럽에 포함해야 되는 지늘 물어보게 되는 터키,
유일한 라틴계 멕시코 정도.
정말글로벌한 파티였다. 나름.
나는 지난번 좋은 반응을 얻었던 닭갈비를 다시 만들었고, 코코는 쇼가야키?(돼지고기 볶음정도),
그리고 다른 한국 친구는 삼겹살을 구웠다.
먼저 3유로짜리 테스코 피자를 스타터로 내놓고,
그 다음 밥, 닭갈비와 쇼가야키로 1차 공격,
그리고 마지막에 삼겹살로 결정적 메인 요리 공개.
우리 사실, 전날 밤에 음식 순서까지 정해놨거든. 아주 계획적인 코스요리 였다!
이미 공지 아닌 공지를 해놔서 친구들은 집에 올 때 과자나 맥주를 하나씩 사들고 왔는데,
4캔에 2.50센트(3천원정도)하는 제일 싼 파란 테스코 비어가 집 구석에 쌓였고,
시간이 갈수록 빈캔은 빠르게 늘어났다.
작은 테이블 위에서 음식은 계속 나오고, 사라지고를 반복하다가
마지막에는 팝콘과 감자칩이 너저분하게 늘어져 있는 상태로 유지됐고,
기특하게도 이 다국적 친구들은 우리가 미리 마련해놓은 검정 비닐봉지에 빈 맥주캔을 넣어 뒷정리의 수고로움을 줄여줬지.
10시, 11시가 다 되어가자 버스 시간을 걱정하는 친구들이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모르겠지만 이름뭐야, 언제 왔어, 언제까지 여기 있니, 단골 질문들을 쏟아내고 보니 이름도 묻지 않았던 친구들이 집으로 돌아갔다.
(나빼고 모두 같은 학원 친구들이었어서 처음 보는 친구들이 많았다)
일본, 타이완은 우리나라처럼 굿바이 인사를 할 때 허그를 하지 않지만,
역시 터키는 유럽에 속해야될 지도 모르겠다.
포옹하고 토닥토닥 하며 굿바이 인사를 해주는 터키 친구. 꽤나 자주 우리집에 왔던 이 친구는 나를 셰프라고 불러줬다.
코로나와팝콘을 좋아하는, 올챙이 배가 나온 터키시.
2차 정도의 굿바이 인사를 하고 남아있는 친구들에게는 한국 술자리 게임을 알려줘서 신나게 게임도 했다.
그러다 이제 그만 가야겠다고 일어서는 타이완 친구들.
“내일 학교를 가야해.”
늘 와인이나 위스키 같은 비싼 술과 얼음을 사오는 돈 많아 보이는 일본 친구도 12시를 넘기더니
갑자기, 숙제를해야 된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12시인데 집에가서 숙제한다구?”
“응, 내일까지 숙제 꼭해야 돼.”
이렇게 세상 즐겁게 잘 놀다가
갑자기 학생으로 돌아가는
이 다국적 친구들이 귀엽다.
굿 스튜던트 GOOD STUDEN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