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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뱅 Feb 12. 2016

젊은 쇼팽의 첫사랑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듣다가


웅장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오케스트라 연주가 시작되고

이 풍성하고 충만한 연주에 푹 빠져들게 된다.

피아노 협주곡이지만 피아노가 나오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매혹적인 이 곡은 점점 폭풍을 만난 듯 거세진다.오르락 내리락 파도가 밀려오고 멀리 물러나듯이 오케스트라 연주가 계속된다.

그러다 마치 고요한 폭풍의 눈에 들어온 듯 잠잠해지는데,



이때 갑자기 두둥! 심장을 쿵하고 울리듯

정말 멋지게 다크호스가 등장한다.
바로 기다리던 피아노다.

곡이 시작된 지 4분 30여초 만에 등장한 피아노.



죽어가는 오케스트라에 심폐소생술을 하듯이 피아노가 마치 히어로처럼 나타나는 것이다.
이 서사가 귀로만 듣는 음악으로 펼쳐 지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쇼팽은 피아노 협주곡을 2곡 남겼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협주곡 1번 E단조 OP.11이다.

1830년도에 작곡된 이 곡은 쇼팽의 청년시기의 작품을 대표한다.

19세였던 젊은 음악가 쇼팽은 음악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할 무렵, 처음으로 사랑을 느끼게 된다.

쇼팽의 마음을 훔쳐간 여인은 같은 학교에 다녔던 성악가였는데,

결국 쇼팽은 그 마음을 내보이지 못하고 짝사랑에 그치고 만다.

일방적인 짝사랑이었지만 처음 느끼는 사랑의 강렬함과 가슴이 뜨거워지는 감성을

고스란히 이 곡에 녹여냈다.


피아노 협주곡 2번 F단조 OP.21 은 1829년 작곡된 곡이지만 작품 번호가 21로 1번(op.11)보다 더 늦다.

이렇게 뒤바뀐 이유는 쇼팽이 먼저 작곡한 2번에 비해 1번을 더 아꼈고, 자주 연주했기 때문이라고 추측된다.



청년 쇼팽이 아꼈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들어보려면,

우리나라 클래식계의 핫한 피아니스트 조성진 군의 곡을 들어보는 건 어떨까싶다.

이곡은 조성진 군이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쿨 결승에서 선보인 곡이기도 하다. 유튜브 조회수가 어마어마..

예프게니 키신이 연주한 곡도 좋지만, 조성진 군이 나이가 어려서인지 쇼팽의 그 열정 가득함, 에너지틱함을 더 잘 대변하는 듯한 느낌이다.

https://youtu.be/614oSsDS734 




커버사진(c)Viktor Mogilat/https://unsplash.com/viktor_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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