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하는 삶에 지친 당신에게 필요한
도서관에 갔다가 책 제목(타인에게 기대하지 않는 삶을 위한 안내서, 외르크 베르나르디)에 끌려서 바로 빌렸다. 요즘에는 사실 너무 자기 연민에 빠지지도 않고, 너무 딥하게 생각하면 우울해지니까 책 읽는 것을 조금 멀리했다. 특히 이런 철학책의 경우, 어줍지 않게 이해하면 또 다른 생각이 복잡해지는 경험을 많이 해봤었다.
경계하는 마음으로 내가 와닿는 구절 위주로 나의 생각을 적어보려고 한다.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자신에 대한 과대평가를 조심하자.
삶의 진행 과정에 대한 우리 자신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하지 않으려면 우연이 삶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성공도 마찬가지다.
우연이든 여신이든, 바뀌지 않은 사실을 조건의 틀을 만드는 데 있어서 우리의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운이 좋아서 자신의 능력을 꽃피울 수 있는 환경에 놓일 수도 있고 (어쩌면 한국에 태어난 것도, 나라걱정 물걱정 음식걱정 안 하니까..) 운이 나빠서 자신의 능력과 재능이 발전하는 것을 방해하는 환경에 처할 수도 있다.
"곧 당신은 모든 것을 잊어버리고, 곧 모든 사람도 당신을 잊을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누려온 것들, 누리고 있는 것들, 박사를 할 수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미래의 일) 등 모두가 우연의 결과가 대부분이라는 것..!
가끔 나의 잘못으로 내 가족들이 아프게 될까 봐 걱정하는 비논리적인 생각을 하다 우울해지곤 하는데, 이것 역시.. 내가 나의 존재를 너무 과대평가하는 것이 아닐까. 내가 신도 아니고 내가 뭐라고.
내가 대한민국에 태어나 자유를 누리는 건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고 우연일 것이다. 자면서 전쟁일 일어날까, 옆에서 폭탄이 터질까 걱정 안 해도 되고, 물 마시면 설사할까 물의 위생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까.
어쩌면 내가 어떻게든 그와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싶은 욕심.
엄마 아빠에게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좋은 딸이 되고 싶은 마음.
앞으로 10년은 괜찮을 것 같은데, 더 넘어가면 나이 때문에 아이들 소통이 안될 것을 걱정하며 박사 지원을 빨리 하고 싶다고 재촉하게 되는 마음.
누가 너보고 10년 뒤까지 더 산다고 정해줬니?
사실 모든 것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 생각하면 너무 불필요하게 어려워지거나 모든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어떻게든 내가 다 하려고 했고, 그럴 수 있다고 믿었던 것 같다.
관계도, 일도, 부모님의 건강도, 내 감정 컨트롤도, 박사 과정의 합격 여부도. 아이들도.
그러니 너무 심각해졌고, 그가 감기만 걸렸다고 해도 그가 사라질 것처럼 두려웠다.
두려운 마음이 걱정하는 마음을 덮었고,, (끝의 생각엔 결국) 인생은 혼자니 내 앞길은 내가 마련해야지.라고 생각했다.
모든 것에 나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거였을까? 그래서 이렇게 진지하고, 심각하고, 무겁게 모든 사실을 받아들였나? 내가 계획하고 있는 10년 뒤, 20년 뒤에 정말 내가 살아 있을지는 모른다.
나도 다른 사람을 잊는 것처럼, 나도 잊힐 사람이라는 걸 기억하면서 조금은 가볍게.. 될놈될이라는 말도 있다. 될 사람은 여러 우연에 의해서 될 것이다. 그건 하늘의 뜻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