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열 출신의 신졸(新卒) 취업
얼마 전 감사하게도 해외취업 멘토로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취업 강연을 진행할 기회가 있었다. 강연은 인문계열 출신 신졸자가 도전 가능한 분야의 일본 취업에 대해 다뤄주었으면 한다는 요청이었다. 이에 대한 강연 준비를 하면서 실제 인문계열 출신이 일본 취업을 준비할 때 요구되는 능력, 그리고 일본 회사에서 일을 하기 위해 갖추면 좋을 능력에 대해 글을 써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크게 일본어 능력, 일본 문화를 이해・흡수할 수 있는 능력(異文化理解力), 그리고 영어 및 제2외국어 능력을 꼽고 싶다.
위의 표를 보면 알 수 있듯 일본 기업의 약 80%는 외국 인재에게 JLPT(일본어능력시험) N1 수준 또는 그 이상의 일본어 능력을 요구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대부분의 일본 기업이 외국인 지원자에게 높은 수준의 일본어 실력을 바라고 있다는 뜻이다. 나 또한 누군가 나에게 일본 취업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단연 일본어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대답하겠다.
그렇다면 일본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은 어느 정도의 수준을 말하는 것일까? 취업 후 직종에 따라 기업에서 요구하는 일본어 능력은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IT 엔지니어와 같은 기술계 직종, 연구직의 경우 사내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정도의 일본어 수준(JLPT N2 이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문과 직종의 경우, 주로 거래처나 협력 회사, 고객 등 사외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비교적 더 높은 수준의 일본어 실력이 요구된다. 나의 경우도 일본인과 동일선상에서 매일 사내외 사람들과 전화, 메일 대응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어 능력은 더더욱 필수불가결의 요소라고 느끼고 있다.
취업 준비를 할 당시 나는 일본어 자격증으로 JLPT, JPT, BJT(비즈니스일본어시험), 일본어 교원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었다. 다만 실제로 취업 준비를 하면서 자격증보다 면접 때 지원자의 의사소통 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듣기・말하기 능력으로 일본어 수준을 평가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일상생활에서 일본어로 상대의 말을 이해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데 무리가 없는 수준인가'를 하나의 척도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외국인의 경우, 일정 수준의 일본어 자격증이 있어야만 서류 지원이 가능한 기업도 있으니, 일본어 자격증은 취득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일본에 대한 이해가 있는지도 중요하게 보는 부분 중 하나다. 일본인의 사고방식이나 매너, 습관, 비즈니스 관행을 이해하고 있는지, 또 이러한 일본의 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적응력이 있는지를 본다. 비단 일본 취업뿐만 아니라 해외 취업을 함에 있어 채용담당자는 그 나라의 문화를 잘 이해하고 적응할 수 있는지를 공통적으로 많이 본다.
그래서 나는 강점인 어학 능력을 어필함과 동시에 일본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도 함께 어필하려 노력했다. 아래는 내 자기 PR과 현재 재직 중인 회사에 제출한 자기소개서 일부를 가져와봤다.
■ 自己PR
私の最大の強みは「現状に満足せず、より高みを目指して努力を継続できる」ことです。
私は「アジア圏で広く活躍したい」という思いから、大学では主専攻で○○、副専攻で○○を専攻し、それぞれの教職課程も履修してきました。そして、もっと生きた言語を学びたいと思ったことから、日本、中国それぞれの大学に留学し、日本の留学先だった早稲田大学では、日中韓学生交流サークルで情報発信活動にも参加しました。それ以外にも、…
■ 当社で実現したいこと
「△△」のビジョンのもとで、社外の方々を巻き込んで持続可能な社会を実現することです。
具体的に私が志望している購買職種では、社外の多くの取引先と関わりながら仕事を行なうと思いますが、共に目の前の利益にとらわれず、お互いの事業を通じて、持続可能な成長に向けて取り組んでいきたいと考えます。そこで私は、自分の言語力や異文化理解力を生かしながら、海外のあらゆる取引先とも良好なパートナーシップを築いていくことで、SDGsで掲げられている目標や△△の実現を目指したいです。
내가 해외 취업을 결심한 이유는 좀 더 넓은 세상에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쌓아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히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시야가 넓어진다는 건 무엇일까? 나는 내가 나고 자란 곳에서 벗어나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고, 내가 당연하지 않다고 생각한 것들이 이 세상에선 당연한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을 직접 겪어보고, 그걸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근본적으로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진다고 생각한다.
일본에 와서 한국과 다르다고 느낀 것 중 하나는 한국과 비교해 일본의 시계는 무척이나 느리게 간다는 점이었다. 외국에 나와 보니 한국 사회의 스피드는 남다르다는 것을 체감한다. 음식을 주문하면 30분 만에 배달되고, 온라인에서 아침에 주문한 상품을 저녁에 받아볼 수 있는 것은 외국에서는 쉬이 상상하기 힘들다.
그에 비해 일본은 대조적이다. '효율'보다는 '느림의 미학'을 추구한다는 인상을 받을 때가 많다. 무슨 일이든 꼼꼼하게 경우의 수를 분석해 철저하게 대비하려는 완벽주의에서 비롯된다. 스피드보다는 디테일이 중요하고,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한다. 좋게 말하면 철저하고, 나쁘게 말하면 유연성이 없다.
처음 일본에 와서는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나로서는 매뉴얼대로 모든 일을 느리지만 완벽하게 처리하려고 하는 일본 문화가 답답했다. 그런데 이런 문화는 신입사원 연수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일본에서 신입사원 연수와 교육을 받으며 느낀 건, 한국에서 한두 달이면 끝낼 교육을 일본은 굉장히 긴 호흡을 가지고 처음부터 하나하나 떠 먹여준다는 점이었다. 그도 그럴게 일본은 신입사원에게 컴퓨터 켜는 법부터 가르쳐준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특히 외국인이기 때문에 남들보다 배움에 시간이 더 걸리는 나로서는 답답하다고 느꼈던 일본의 문화로 어쩌면 이득을 보고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좋다 저게 그르다는 문제가 아니다. 당연하다고 여겨왔던 내가 나고 자란 곳의 시스템, 정책, 문화에 대해 의구심을 가져보고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는 마인드는 중요하다. 그래야 시야가 넓어지고 타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면접을 볼 때도 채용 담당자들이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중요하게 보는 것이 아닐까.
일본어로 의사소통하는 데에 크게 어려움이 없다는 전제하에 영어 및 제2외국어를 할 수 있으면 한국 회사보다 좋은 평가를 받기 더 쉽다고 생각한다. 영어 자격증의 경우 한국처럼 토익이 가장 보편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일본에 있는 외국계 기업이나 주로 영어를 쓰는 회사를 제외하고, 영어 능력을 어필하고 싶다면 토익 700점 이상 취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나는 토익과 토익 스피킹 자격증이 있었고, 중국어의 경우 新HSK와 중국어 교원자격증, 어학연수 경험이 있었다. 나의 경우 3개 국어로 대응할 수 있다는 어학력을 강점으로 어필했다. 아래는 내 취업 활동의 축(軸)에 대해 쓴 자기소개서 일부를 가져와봤다.
■ 就職活動の軸
2つありま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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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つ目は「自分の能力を活かして活躍できる環境かあるかどうか」です。私は日本、中国それぞれの大学に留学するなど、英語を含めた3ヶ国語の習得と異文化理解力の向上を目指して活動してきました。そのため、自信のある言語力を最大限活かせる環境で働きたいと考えています。貴社は、グローバル人材や、専門スキルに長けたプロフェッショナルが多く在籍されていて、メンバーの多様性を大切にする社風を持っていると伺っており、2つの観点に当てはまると考えています。
아까도 잠깐 언급했지만 나는 어학 능력뿐만 아니라 이문화 이해력 향상을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는 것을 함께 어필했다. 수준 높은 어학 실력은 분명히 큰 강점이지만 어학 능력만을 어필하는 것은 어딘가 2% 부족한 느낌이 있다. 어학 능력을 살려서 입사 후 내가 어떠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해 말하는 게 좋다.
■ 海外での経験を通して学んだことを英語でお答えください。
While studying abroad, I was able to gain confidence and broaden my perspective from experiencing a global field. Also, it didn't take so long before I could develop my language skills as I had been communicating with native speakers on daily basis.
외국계 기업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 실력을 중시하는 기업에서는 위처럼 자소서 항목 일부를 영어로 쓰라는 곳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