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남성과 한 방에 있다.

불발로 끝난 정사, 흉몽이다.

by 샌프란 곽여사

곱슬거리는 짧은 금발머리가 멋지다. 190은 될 만큼 큰 키에 쭉 빠진 단단한 다리, 가슴의 곱슬거리는 갈색의 털이 야성적이다. 야성적인 몸과는 달리 약간은 수줍고 조심스러운 미소는 나에게 허락을 구하고 있다.


작은 여인숙, 아니 오래된 시골 과수원집 사랑방 같은 토방을 나무로 된 좁은 마루를 딛고 들어갔다. 흰색 와이셔츠에 밝은 잿빛 양복바지 차림의 남자는 독일인이다. 이 금발머리의 늘씬한 남자와 나는 이 방에서 묘한 기류에 쌓여 있고 암묵적인 동의는 이미 교환했다.


수줍고 조심스러운 남자의 미소 뒤엔 곧 들이닥칠 열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약간 상기된 눈이 보인다. 그의 눈에 비친 나는 조용히 있지만 눈앞의 건장한 남자의 육체에 오감이 열려있다.


장면은 곧 얽혀있는 나와 남자로 옮겨졌다. 질척하게 빈틈없이 맞물려 있는 입술사이에 그의 혀와 내 혀는 미끈거리는 타액을 섞으며 격렬하게 얽혀있다. 사람의 혀 하나로 이렇게까지 흥분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나는 젖어 있다. 명백하게 붉게 상기된 그의 얼굴엔 조금 전 수줍은 미소는 사라지고 견딜 수 없는 욕망에 솔직한 남자의 얼굴이 보인다. 미끈거리는 입술을 흡착하듯 얽으며 정신없이 키스를 한다.


입술과 혀를 얽은 채로 남자는 신속하게 내 옷을 벗긴다. 너무 착실하게 진행되는 일에 약간의 부끄러움이 있지만 나는 이 부끄러움보다 곧 다가올 열락의 시간이 더 견딜 수 없이 기다려진다. 남자의 마디가 굵은 큰 손가락이 이미 젖을 대로 젖은 곳을 만졌을 때 나는 몸을 한 번 비틀었고 남자는 착실하게 반응한 내 몸을 확인하고는 더욱 불이 붙었다.


어느새 나체가 된 남자는 누워있는 내 다리를 단단한 자신의 다리로 밀고 들어와 내 몸을 덮는다. 뜨거운 숨결이 얼굴로 쏟아지며 내 얼굴을 들여다본다. 단단한 그의 몸의 탱탱한 끝이 젖은 나를 위아래로 문지르며 애를 태운다. 미끈한 내 몸 위로 뭉툭하고 단단한 것이 미끄러지며 눌러오는 기분에 나는 온몸을 개방하며 곧 들이닥칠 열락을 참을 수 없이 기대한다.


여기서 거짓말처럼 꿈이 깼다. 장난하냐. 아예 시작을 하지 말던가! 꿈에 나온 남자는 내가 꿈을 꾼 시점에서 10년 정도에 딱 두 번 본 남자이고 이름은 마이클이다. 실제 독일인에 훤한 미소가 매력적인 남성이었으나 난 한 번도 성적으로 느낀 적이 없는데 10년이나 지나서 꿈에 이렇게 나와 크게 당황한 기억이 난다.


꿈에 불발로 끝낸 성관계는 흉몽이다. 하려는 일이 불발로 끝나거나 결과가 안 좋을 꿈이다. 실제로 기대했던 거래가 성사되지 않아 실망한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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