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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 스타킹 Nov 20. 2020

뒤적뒤적 차곡차곡

막내와 나


<여섯 살 막내와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막내 : 엄마! 애니멀 그룹 알아?


나 : 애니멀 그룹? 새로 나온 애들이야? (음악 밴드인 줄 알고)


막내 : 아니~~ 동물! 파충류, 포유류 이런 거


나 : 아... 알지잉~~


막내 : 화살촉 독 개구리는 어떤 그룹인 줄 알아?


나 : 개구리? 알지! 양서류!!


막내 : 아니.. 영어로~


나 : 여.. 영어로? 음... 음... Frog Family???


막내 : 뭐라고??? 아니야 그런 거 아니야! 그것도 몰라?


나 :어우 야~~ 모를 수도 있지.. 아니. 알아. 안다고! 영어로만 모르는 거야! 넌 알아?


막내 : 응! 오늘 배웠어!!


나 : 뭔데?


막내 : 아... A... 에이.... 어... 뭐더라???


나 : 에이... 너도 모르네!


막내 : 아니야! 안다고~~ 배웠다고!! 기다려 봐. 내 머릿속에 뭐가 많아서. 찾느라 뒤적뒤적해 보는 거야.


나 : 크크.. 그래? 그럼 어서 뒤적뒤적해봐!


막내 :(손을 허공에 되고 정말 머릿속을 뒤적거린다) 찾았다!


나 : 뭔데?


막내 : 엠퍼비아!


나 : 뭐? 에베 뭐라고??


막내 : 아니!! 엠퍼비아~ 엠퍼비아라고!


나 : 엠퍼비아! 알겠쓰! 뒤적뒤적대지 않게 머릿속에 차곡차곡 넣어둘게.


엠퍼비아.. 엠퍼비아... 엠퍼비아.....


(왜 난 엠퍼비아가, 얜! 포비아야!’-얘는 공포야’-로 들리는 건지.  요즈음은 그야말로 뒤죽박죽 내 머리 속이 공포스럽다. 정신 없이 뒤적뒤적해야 할 때가 점점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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