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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 Dec 10. 2022

겨울 아침은 그렇게 찾아왔다.


 찬 공기에 몸이 떨려 잠에서 깨면서 이불 속으로 몸을 더 웅크렸다. 사람을 움추리게 만드는 추위는 그렇게 찾아왔다. 사람은 저마다 추위를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는데, 나는 살짝의 찬 기운에도 반응하는 몸이다. 그렇다고 겨울이 그렇게 싫지만은 않다. 그 심장까지 오글아드는 느낌이 싫지만서도 짜릿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를 꽉 깨물고 아침 햇살에 눈을 비비고 일어난다. 그래도 이제 자취방에 난방킬 정도의 재력은 된다는데에 안심한다. 잘 달궈진 마룻마닥에 첫 걸음을 옮긴다. 발바닥의 촉감, 피부에 닿는 잠옷, 건조한 공기. 겨울에는 몸이 더 예민해지는가보다. 아니면 추위에 점점 적응하는 과정인걸까.


 사람들이 그렇게 일상적인 4계절을 맞는 동안에 나는 무엇을 했을까. 계절을 흘려보내듯, 나의 생각과 감정도 잘 흘려보냈을까. 나이가 들수록 시간에 둔감해진다. 여름이 왔구나 하면 8월이고, 겨울이 왔구나 하면 12월이다. 그저 하루하루를 일치감치 기억 저편으로 보내는건 아닌지.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에 몇번의 시련이 필요할까. 정의 내릴 수는 없겠지만, 나는 또 시련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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