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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지 Jan 24. 2023

새로운 사상

 새로운 사상은 언제나 밝다. 하지만 그 밝음 뒤에 오는 이웃들의 속삭이는 소리는 반갑지 않다. 우리는 항상 새로운 걸 쫒는 듯 하나, 익숙함에 발이 묵여 더 이상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사람들은 언제나 한껏 비웃는다. 그것 밖에 못하냐고, 그게 너의 한계라고. 하지만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만족을 주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니다. 이 세상 저편으로 만족이 아닌 빛을 전달하기 위해 이 일을 한다. 


 사람은 모르지만 언젠가는 알게될 그런 삶. 그런건 허무맹량하다며 비웃고 가는 사람들. 어찌되었건 간에 나는 선택했고, 나는 간다. 그 일이 무슨 말을 걸어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지만 나는 간다. 희미한 회색빛이라도 나는 간다. 이 새로운 사상은 어딘가에 묻혀 없어질테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발견될 것이다. 마치 공룡의 뼈처럼. 그 날이 오면 더 밝아질 것이고, 더 새로워질 것이다.


 이미 하루치만도 못한 량을 해왔지만, 괜찮다. 그게 내가 있었던 곳을 증명해줄 다양한 일이라는 걸 아니까. 새로운 것이 새로운 것을 만들지 못하더라도, 새로움은 낡은 것을 만든다. 희미한 새들의 소리에 잠시 정신을 잃고 취해버린다. 낮은 말이 아래에 깔리고, 나는 그 낮은 말들 사이로 걸음을 옮긴다. 이 세상이 사람을 중심에 놓지 않더라도 그저 연기를 제치며 나아갈 뿐이다. 낮은 말들은 내가 가는 발을 따라오기도 하고, 혹은 흩어지기도 한다. 내 발을 감기도 한다. 어떠한 상상력도, 어떠한 말투도 이 안에서는 모든게 연기일 뿐. 


 오직 미치광이처럼 살얼음이 끼는 날이 오더라도, 이제야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눈을 뜨고 세상을 바라보더라도. 나는 간다. 가고 또 간다. 가는 중에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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