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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Ah Jul 26. 2021

설레는 감정이 오랜만이라 설렌다.

그래 네 맘대로 해라

봄도 아닌데 마음이 설렌다.

그렇다고 어떤 멋진 누군가를 본 것도 아니고 예쁘게 연애하는 커플을 본 것도 아닌데 마음이 들뜬다.

그래서 별 것도 아닌 거에 배시시 웃는다.

그냥 목소리 하나에 두근두근 거린다.


어릴 때는 (20대 초반인데 어리대 ㅠㅠ) 봄만 되면 봄 타느라 밥도 안 먹고 잠도 못 자고 그랬었다. 그런데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봄 타는 것도 달랐다. 봄만 되면 설레었었는데 불안해지기 시작했고 불면증으로 잠을 못 자 괴로워했다. 이건 봄 타는 게 아니라 또 한 살 먹어서 우울한 건가 싶을 정도로 우울해했다.

그런데 요 며칠 내가 달라졌다. 스무 살 어린아이가 짝사랑을 하듯, 어린 여자아이가 연애를 하듯 문득문득 기분이 좋아진다.


연애를 한지 정말 오래됐다. 이런 감정은 사실 더 오래됐다. 언제부터인가 누구를 좋아하고 누구를 만나도 어린 소녀 같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물론 설레기도 하고 기분도 좋았지만 이런 마음은 아니었다.

며칠 전부터 자꾸 이런 마음이 들어서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도통 모르겠다. 되려 예정에 없었던 큰돈을 써서 다음 달 나의 재정상태가 걱정인데, 다음 달에 이사 가는 아이들과 중학교 공부로 그만두는 아이가 여럿이라 그게 또 걱정인데 왜 그럴까? 계속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그냥 내 마음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할 작정이다.

너는 설레라. 난 즐길 테니ㅋㅋ



며칠 동안 시를 읽어주는 유튜브를 틀어놓고 잔다. 신기하게도 난 옆에서 누가 말하면 잘 못 자는데 그 유튜브를 듣고 난 다음부터 되게 잘 잔다.

어? 이것도 이상해.

나 왜 잘 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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