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5시에서 6시 사이 조깅을 하러 나간다. 일 년 365일 변함이 없다. 처음은 규칙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시작했지만 횟수가 더 해갈수록 일종에 강박증이 되어 버렸다. Am5시에서 6시 사이 30분에서 40분 정도의 땀이 날 듯 안 날 듯 정도의 뜀박질 장소와 날씨 상관없이 이 시간에는 무조건 뛰어야 한다. 그래야 하루가 시작된 것 같다. 병적인 루틴에 가족들과 지인들은 걱정반 칭찬반 섞인 단어를 골라 나에게 물어온다. 그거 하루 안 하면 지구종말이라도 오냐고 나는 웃고 넘어간다. 사실 지구 종말 따위 나하고 무슨 상관일까 그런 건 나하고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다. 하지만 그들의 말이 전혀 틀린 건 아니다. 명치 쪽에 고통이 온다. 격렬하게 뜀박질을 하든 걷듯이 뛰든 상관이 없다. 하지만 Am5시에서 Am6시 사이 뛰는 그 행위를 하지 않으면 하루종일 찝찝한 명치의 뻐근함이 찾아온다. 어떤 병이 있는 걸까 해서 병원에 가보았지만 그런 것도 아니었다. 정신적인 상담을 받아야 하나 그런 생각도 해보았지만 이런 병이라면 그리 나쁘게 볼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는 일부러라도 하려는 그것을 나는 당현하다는 듯이 하니깐 말이다. 그리고 하루 이렇게 뛰고 나면 금방 씻고 나왔을 때의 상쾌한 기분이 하루종일 남아있다. 병적인 강박이면 어떠랴 강박이 나에게 건강을 주는 거라면 그리 나쁜 것도 아니지 않으냐 생각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여전히 조깅을 하기 위해 문밖으로 나오는데 5 호수 지난 곳에 어떤 여자가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아파트가 복도식이어서 엘리베이터 쪽으로 가까이 갈수록 그녀를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그녀는 복도 창문을 활짝 열어두고 밖 같을 보며 담배를 태우고 있었다. 내가 가까워지는 것조차 못 느낄 정도로 먼발치를 바라보며 한숨 쉬듯 담배를 태웠다. 엘리베이터가 올라올 때까지 그 모습을 봤다. 조깅을 마치고 집으로 들어가면서 방금 전 그녀가 서있었던 자리를 한 번 더 바라봤다. 다음날 그녀는 그 시간에 똑같이 창문을 열어두고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그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나와 비슷한 시간에 나와 담배를 태우고는 내가 조깅을 마치고 돌아오는 시간쯤에 그녀는 자신의 공간으로 사라지는 듯했다. 조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그녀가 서있는 쪽 창문을 봐라보았다. 열려있는 창문으로 연기가 나오는 게 보였다. 그녀는 지금도 담배를 태우고 있으리라 엘르베이터를 타고 올라오자마자 그녀가 서있는 쪽을 보았다. 그녀는 없었다. 이상하게 먼가 잘 맞물린 태엽 같았다. 내가 조깅 뛰러 나올 때쯤 그녀는 창문을 열어놓고 담배를 태우고 내가 조깅을 마치고 돌아와 집에 들어올 때는 그녀는 사라지고 없었다. 그러기를 4개월 정도 지난 듯하다. 그리고 어느 날부터 그녀가 없었다. 사실 그녀가 없었는지도 몰랐다. 우연히 사람들이 하는 대화로 그녀가 사라졌다는 걸 알았다. 그녀는 병이 있었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했다. 병원이 싫어 부모님 집에 있었다 했다. 아침에 담배 피우는 그녀를 보고 주민들이 한소리 하려 찾아가서 집 사정을 알게 된 것 같았다. 그리고 며칠 전에 그녀가 죽었다 했다. 주민들의 말을 듣고 담배 피우던 그녀의 모습을 그려보려 하는데 그녀의 모습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녀가 담배 연기가 된 것처럼 전혀 그녀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았다. 어떤 옷을 입었고 어떤 머리를 했으며 어떤 얼굴이었는지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살아있을 때 그녀를 보았을 때는 그녀의 모습이 자세히 그려졌던 것 같은데 그녀의 죽음의 이야기를 들을 후부터는 전혀 그녀가 그려지지 않았다. Am5시에서 Am6사이 조깅을 하려 밖으로 나올 때면 그녀가 문득문득 생각이 난다. 그녀는 죽음이 앞두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어떤 감정이었을까 한시가정도 창문밖 세상을 보며 담배를 태울 때는 어떤 기분이었을까? 고통스러 웠을까? 아님 아무렇지 않게 덤덤했을까? 질문에 답해줄 유일한 존재는
연기처럼 흩으러져 사라져버렸다 세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