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사람에게서 몇 년 만에 연락이 왔다. 기억하지 않으려 했고 시간이 그걸 이루게 해주어떤 사람이었다. 그런데 몇 년 만에 연락이라니 그리고 만나자고 말했다. 주위에서는 오랜만에 연락 오는 사람들은 경계하고 봐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자주 그런 일을 격기도 했다. 건너 건너 아는 사람조차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철판을 깔고 전화하는 사람들 나로서는 정말이지 이해가 가지 않은 경우도 많았지만 하지만 이사람은 그냥 그저 그런 사람이었다면 의심부터 하고 봤을 거다. 거의 대부분의 ‘오랜만의’ 사람들은 달갑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람은 그래 그저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인생에 있어서 내게 이런 감정과 이런 생각과 이런 가치관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사람이었다. 별로 유쾌했던 건 아니지만 그 순간에 정말 싫었지만 지금에 와서 바라보는 상황은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어쩌면 그때여서 다행이라고 생각이 드는 시간들이었다. 여러 기억과 여러 감정이 스쳐 지나가는 가운데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 걸어간다. 그 사람과의 약속장소까지 가기 위해 조금은 떨어진 곳부터 걸어 같다. 예전에 같이 걸었던 길을 음미하고 싶었다. 그 사람과의 기억을 추억을 끄집어내 되새김질하고 싶었다. 첫 만남 그 와와 대화했던 순간 그리고 헤어짐음 되짚어 봤다. 그렇게 곱씹으면 생각하는 동안 벌써 약속장소까지 왔다. 그 사람과 간단하게 점심을 먹을 겸 예전에 자주 왔던 수제 햄버거 집에 약속을 잡았다. 도착하자 마자 얼굴을 보고 인사할 자신이 없어 스스로의 마음을 추수릴시간을 주기 위해 조금 일찍 나왔지만 조금은 더 늦게 나오거나 시간을 마추어서 나왔으면 좋았으려나 막상 일찍 도착해 자리에 앉아 기다리려니 긴장하지 않으려 해도 긴장이 되었다. 메뉴판을 보니 다행히 술도 팔았다. 약간의 알콜이 도움이 될까 싶어 맥주를 한잔 시켰다. 한두 목음만 마시려 했는데 왜인지 마음인지 목인지 갈증이 마구 밀려와 한 잔을 다 마셔버렸다. 깨끗하게 비워져 버린 잔을 테이불위에 올려놓고 빈 잔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텅 비어 버린 맥주잔을 보니 왜인지 가슴 한켠에 있는 어떤 것들도 같이 비워져 버린 듯했다. 맥주 한잔 마시기를 잘한듯했다. 가끔 어떨 때는 반 듯한 것들을 일그러트려 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때는 역시 몸 안에 적당한 알콜을 퍼트리는 게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지금 상태가 좋기는 하지만 딱 한잔만 더하고 싶었다. 직원에게 새로운 맥주 한잔과 빈 잔은 치워 달라고 했다. 직원은 음식은 필요하지 않냐고 물어보았지만 사람이 오면 주문하겠다고 했다. 금방 새로운 맥주가 왔다. 이번에는 단숨에 마시지 않았다. 한 목음정도로 만족할 수 있었다. 갈증을 해소하고 나니 세상이 눈에 들어왔다. 통유리 밖 세상이 기분이 좋아 보였다. 사람들이 걸어가는 모습만 보이는데도 즐거워 보였다. 식당에 흘러나오는 음악소리도 좋았다. 모든 것이 순조롭다. 그 사람과의 만남이 대화가 어떻게 시작될지 어떻게 끝이 될지 모든 것들이 너무 궁금한 하루가 될듯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하루라 나 자신이 어색하기도 살짝 감정이 감당이 안 되지만 이것도 이것 나름대로 나쁜지 않았다. 휴대폰시계를 보니 그와의 약속시간까지는 몇 분 안 남았다. 시계의 초침이 더디면서도 빠르게 빠르면서도 더디게 짹깍짹깍 움직인다. 어떤 것이 느껴졌다. 그 사람이 보이지 않지만 그 사람이 곳 여기 나에게 모습이 보일 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 인사를 해야 하나 ‘안녕’이라고 말해야 하나 ‘오랜만이야’라고 말해야 하나 오랜만이라서 존댓말을 해야 하나 살아오면서 단순했던 것들이 이 순간에는 모든 것들이 어렵게 느껴진다. 테이블 넘어 문쪽에 그 사람의 보인다. 주위를 두리번 보는 그 사람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