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그런 걸까? 아님 내가 모르는 다른 것들도 이런 걸까? 만약 ‘신’이라는 존재가 있다면 그 존재가 장난을 치는 거라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난이 아닌, 알 수 없는 억겁의 시간을 살아도 절대 알 수 없는 깨달음 또는 의미 있는 일이었대도 그리고 깊은 뜻이 있는 일이래도 너무 하다는 생각뿐이다. 몇 번일까? 수백수천일까? 분명 횟수를 세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포기해 버렸다. 그리고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무슨 일을 겪고 있는지를 잘 모르겠다. 사고 하기를 멈췄다. 어디부터가 처음 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분명 그때부터라고 생각했던 일이 언제부터인가 그 순간이 내가 생각했던 처음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처음을 말하자면 이 순간이겠다. 총알이 관자놀이를 향에 날아온다. 얼핏 보면 사진처럼 보이는 이 장면은 1초를 몇천 몇만 번을 쪼개져 있는 시간 속 모습이다. 멈춰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총알은 분지런히 꾸준하게 내 머리를 관통하려 천천히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 이 순간만 기다리면 지루할 거라 생각했던 걸까? 총알이 움직였다 생각하는 순간 난 어떤 새 생명에서부터 시작한다. 인종, 성별, 장소, 시간은 달라도 똑같은 것은 인간이고 총알이 내 머리 관자놀이가 박히기 일부직전 처음이라고 말하는 이 순간에 돌아온다. 다른 죽음을 선택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다. 처음이라는 생각하는 시간 속 장소에서 다른 삶으로 옮겨질 때 찰나의 번뜩이는 순간 빼고 기억이 없어진다. 내가 다시 이곳에 올 거라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새로운 삶 그 삶 속에서 믿어야 하고, 믿고 싶어 하는 생명이라는 존재의 끝을 마음에 담은 체 이곳에와 지난날의 모든 순간을 기억할 뿐이다. 이 기억을 가지고 다른 삶을 산다면 어쩌면 삶과 삶 속에서 ‘신’또는 그 어떤 비슷한 존재로써 살아갈 수 있을 터이다. 많은 시간을 통해 알았던 지식이든 지혜든 이곳에서 벋어 날 방법을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다만 어련 풋이 저 조그마한 쇳덩이의 총알이 내 머릿속을 헤집고 지나가야지만 난 이 순간을 끝맺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 순간이 오면 후련하기도 기쁘기도 할 테이지만 일련의 내가 격고 있는 이 모든 것 들을 바라봤을 때 그 순간마저 끝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더 쪼개진 시간 속 더 지루하고 지루하고 지루한 시간 속의 진실을 마주할까 두렵기도 하다. 망각과, 연속성이 공전하는 것이 배려 같기도 벌 같기도 하다. 난 죽는 걸까? 살아가는 걸까? 왜 비슷한 죽음 앞에 멈춰 서있는 걸까?, 왜 비슷한 삶을 반복하는 걸까? 누군가의 계획일까? 아님 내가 정한 운명일까? 모든 것이 모호하고 모호하다. 총알이 움직였다.